여자는 맥주 맛을 모른다고? No !
  • 김원규 기자
  • 승인 2017.09.0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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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재판이 열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는 첫 재판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사진 왼쪽)과 같은 시각 태극기를 들고 구속 철회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모습으로 대조를 이뤘다.

“여자가 맥주 맛을 알아?”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맥주는, 그 태생부터가 ‘여성의 술’이다. 맥주의 기원은 불분명하나, 기원전 6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남부 수메르인들이 처음 만들었다는 게 정설로 여겨진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선 여성만이 맥주를 양조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고대 신화 속 맥주의 신도 대부분 여성이다. 수메르인들은 맥주의 여신 ‘닌카시(Ninkasi)’를 섬겼다. 인간의 욕망과 사랑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탄생한 닌카시는 인간 세계에 맥주 양조 비법을 전수하며 매일 신선한 맥주를 빚는 여신이다. 이집트 신화에도 맥주의 여신 ‘체네네트(Tjenenet)’가 등장한다. 북유럽 신화에도 비슷한 여신들이 나온다.

바다의 신 아에기르(Ægir)의 딸들은 아버지와 함께 큰 솥에 에일을 빚어 겨울마다 신들의 연회를 연다. 남아프리카 줄루 족은 맥주의 여신 ‘음바바 므와나 와레사(Mbaba Mwana Waresa)’를 섬겼다. 인간이 마실 수 있는 최초의 맥주를 만든 신이며, 남아프리카인들에게 맥주 양조 비법을 전수한 신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선 맥주를 가득 담은 국자를 들고 춤을 추는 여신 ‘야시기(Yasigi)’의 조각상이 발견됐다. 고대 발트-슬라브 신화에도 맥주의 여신 ‘라우구티에네(Raugutiene)’가 등장한다.

여성이 아니었다면 인류는 지금처럼 깊은 풍미를 지닌 맥주를 대량 생산해 즐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맥주의 영혼’이라 불리는 ‘홉’을 첨가해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닌 맥주를 만든 최초의 기술자는 독일의 한 수녀였다.

12세기 독일 루페르츠베르크 수녀원의 힐데가르트 원장이다. 맥주에 홉을 넣으면 훨씬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도 그가 처음 발견했다. 중세 영국에서도 여성들(brewster)이 맥주를 빚었고, 여성들(alewives)이 에일 거래를 도맡았다.

18세기부터 산업화의 물결이 일면서 맥주 양조장들은 점차 대량 생산 방식의 공장으로 바뀌었다. 맥주업계는 남성들의 독무대로 변해갔다. 여성은 맥주 맛을 모르며, 좋은 맥주를 만들지도, 제대로 음미하지도 못한다는 편견도 함께 자라났다.

시대는 변했다. 지금은 소규모 양조업체들이 선보이는 개성 있는 크래프트 비어가 인기다. 대기업 맥주와는 다른 다양한 재료와 공법, 지향점과 철학으로 호응을 얻은 브루마스터들 중 여성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영국에서 맥주 양조 관련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 중 25% 이상이 여성이었다. 영국의 유서 깊은 맥주 양조업체 ‘풀러스(Fuller’s)’는 여성을 헤드 브루어로 임명했다. ‘올해의 브루어’로 선정되는 여성들, ‘맥주 소믈리에’라 불리는 ‘시서론(Beer Cicerone)’ 인증을 받은 여성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미국 시애틀의 유명 마이크로 브루어리인 파이크 브루잉 컴퍼니(Pike Brewing Company)는 2012년부터 6년째 여성들이 만든 맥주와 안주를 조명하는 맥주 축제 ‘우먼 인 비어(Women In Beer)’를 열고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여성 브루어들은 매년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함께 맥주 빚는 날(collaboration brew day)’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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