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아이의 기본권
  • 김원규 기자
  • 승인 2017.09.0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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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재판이 열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는 첫 재판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사진 왼쪽)과 같은 시각 태극기를 들고 구속 철회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모습으로 대조를 이뤘다.

“아이 양육이란 게 10년 해서 딱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위셋 사업을 통해 알게 된 여성 연구자의 말이다. 계산물리를 전공한 고모 박사는 초등생 아들 둘을 두었다. 대학에서 십여 년 동안 계속 연구를 했지만 육아와 병행하기 여간 쉽지 않았다.

유동적인 출퇴근과 잦은 학회 출장, 일이냐 가정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아이를 선택했던 그녀는 좋은 연구 실적을 얻지 못한 채 경쟁력을 잃어갔고, 결국 경력이 단절됐다. 그녀처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 단절된 이공계 여성이 우리나라에 3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제 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나라 워킹맘들은 슈퍼맘이 되거나 일을 그만두거나 둘 중 하나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이 일정에 맞게 유연근무를 하고, 육아휴직을 쓰는 쪽은 엄마다.

아이 학교 준비물과 먹을 것을 챙기는 것, 아이가 아프면 직장을 쉬고 병원에 데려가는 것도 엄마 몫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을 병행하려면 슈퍼맘이 되거나 일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다시 일하려 해도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은 구하기가 힘들다. 할 수 없이 결혼 전보다 낮은 임금과 직종에 종사하게 된다.

반면, 실업자는 있어도 주부는 없다는 북유럽에서는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일은 없다. 아누 파르타넨의 저서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에 따르면, 한두 해의 출산휴가 후에 부모 둘 다 곧장 직장에 복귀한다.

스웨덴은 480일(약 16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제공하고, 아이가 네 살이 되기 전까지 원하는 기간에 이용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단축근무를 할 수 있고 아이가 아프면 이메일 한 통으로 1주일 휴가를 쓸 수 있다. 남성 출산휴가도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아빠 전용 특별 휴가를 10주, 스웨덴은 3개월 준다. 아빠가 휴가를 쓰지 않으면 휴가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도입율도 선진국 못지않다. ‘2015년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공계 산학연 4,291곳을 조사한 결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도입율은 각각 99.6%, 98.2%로 매우 높다.

그러나 2015년 한 해 동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이용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던 기관은 10개 중 1개에 불과했다. 남성 휴직자 비율은 매우 낮아, 2016년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육아휴직자 중 8.5%에 불과하다. 제도 이용률을 높이는 방책이 필요하다.

다시 북유럽 사례를 보자. 파르타넨에 따르면, 북유럽 출산휴가 정책의 기본전제는 일자리,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기본권에서 출발한다. ‘충분한 출산휴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 즉 보살핌을 받고, 자라나고 정성껏 챙겨주는 부모를 가질 아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의 출산휴가 정책은 국가가 아이에게 바치는 ‘헌신’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시행되고, 어떤 회사도 고용주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최근 우리 정부가 경력단절 예방 및 복귀 지원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는 경력 단절되기도 싶고 복귀도 어려워서,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대체인력 지원 사업과 경력단절 된 여성의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재취업할 때 자신의 전문성을 유지하여 R&D 분야에 복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반기 추경 예산을 지원 받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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