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장관 6명 … 동수내각 향한 첫 걸음
  • 하태곤 기자
  • 승인 2017.08.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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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여성 장관 6인 시대 ... 문 대통령, ‘여성 30%’ 공약 지켜
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재판이 열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는 첫 재판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사진 왼쪽)과 같은 시각 태극기를 들고 구속 철회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모습으로 대조를 이뤘다.

헌정 사상 첫 여성 장관 30%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중 초대 내각에서 가장 많은 여성 장관을 등용한 정부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이 ‘여성 장관 30%’ 공약을 지키면서 ‘남녀 동수내각’을 향한 첫 걸음이자 성평등 내각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공언한 동수내각을 넘어 성평등 정부로 나아가기 위해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23일 지명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은 31.6%다. 18부·5처·17청의 장관급 기관장 19자리 가운데 여성은 강경화 외교부, 김은경 환경부, 정현백 여성가족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장관급이 되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까지 6명이다.

세부적으로 따지면 이 비율에 이견이 없진 않다.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국무조정실장, 방송통신위원장 등도 장관급이라는 점에서 이들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피 처장을 제외하고 장관으로만 한정해도 27.8%로, 역대 정부의 초대내각과 비교해 가장 높은 비율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초대내각 국무위원 19명 중 4명으로 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16명 중 3명으로 18.7%이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17명 중 3명(17.6%), 박근혜 정부 17명 중 2명(11.7%), 이명박 정부 15명 중 1명(6.6%) 순이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남녀 동수내각을 공언한 바 있어 임기 중 여성 장관 비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여성 임명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유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여성이 임명되면 33.3%(18명 중 6명), 장관급 비율은 36.8%(19명 중 7명)까지 올라간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의 여성 인선은 파격적이라고 평가받았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을 비롯해 이른바 ‘실세 부처’로 불리는 외교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장관에 여성을 임명한 것은 ‘최초’의 의미를 넘어, 단순한 구색 맞추기가 아닌 실질적 성평등을 위한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역대 정부에서 여성 장관에서 허락된 자리는 여성·복지·환경 등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 부처는 ‘여성 몫 장관’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승만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 임명된 여성 장관 41명(중복 포함) 가운데 34명(83%)이 여성·복지·환경·문화부에 배치됐다. 여성가족부가 19명(46%)으로 제일 많았다.

이제는 부처 가운데 요직에 배치된 여성들이 어떻게 바꿔나갈지 역할에 기대가 크다. 여성·복지 등을 넘어 남성의 전유물처럼 보였던 외교·국토·노동·보훈처 등에 진출한 만큼 사회 곳곳에 만연한 차별을 극복해나가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남성 중심 조직에서 여성의 눈으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것도 여성 장관의 몫이다. 여성계 인사 A씨는 “임명된 여성 장관들이 맡은 분야에서 성평등을 위해 책무를 의식하고 실천하는지 이를 국민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계 인사 B씨는 “조직과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최소 비율인 30%의 크리티컬 메스(임계질량·critical mass)를 달성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숫자가 다는 아니다”라며 “‘페미니스트 대통령’과 ‘성평등 정부’가 선언적인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성평등을 국정의 중심에 세우고 여성 장관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검찰 개혁을 위해 법무부 장관에 강금실 변호사를 임명하면서 ‘최초 여성 법무부 장관’이 탄생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두 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은 아직도 기용되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여성 장관이 혼자, 처음 한 번만으로 조직을 바꿀 순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여성이 갈 수 있도록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조직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관료 조직에서 성평등은 여전히 부차적이고 사소한 문제로 취급받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자리와 저출산은 주요 국정 과제이지만 여기서도 젠더 관점은 찾아 보기 힘들다. 몇몇 여성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구색 맞추기이 뿐, 정책 전반에 젠더 관점을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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