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컬처] 남성 페미니스트의 시작은 반성
  • 정의정 기자
  • 승인 2019.10.0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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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저자 박정훈, 내인생의책 펴냄)

일상의 여성혐오 이슈

다각도 시선으로 분석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페미니즘을 향한 출발

[‘히포시(HeForShe)’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히포시 컬처(HeForShe Culture)’ 코너를 통해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내인생의책)의 출발점에는 반성이 있다. 저자인 박정훈 오마이뉴스기자는 고등학생 때는 페미니즘을 정의(正義)라고 생각했고 대학교에서는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안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2015페미니즘 리부트현상 중 일부에 대해서는 과격하다고까지 느꼈다. 하지만 그는 몸을 낮췄다. 자신이 여성이지 않았기 때문에 겪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다. 직장 내 유리천장이나 결혼과 출산 이후의 경력 단절,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의 느낄 수밖에 없는 공포심.

 

2017년부터 자신의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페미니즘을 통해 함께 성찰하고 변화하자는 글을 썼다. 이 책은 그때 썼던 글을 수정하고 보완해 펴냈다. 저자는 항상 웃어주는 여자 사장님에게 낚시를 가자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웹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자 가수를 때릴 수 있다고 농담한 남성 가수, ‘화냥기’, ‘저년등의 혐오표현을 일삼는 남성 문학가, 차별을 넘어 남편과의 계급차이를 느끼게 하는 명절 풍경까지 사회, 문화, 정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썼다. 이슈 속에서 짚어내는 여성혐오, 성차별, 역차별, 남성권력, 가부장제 저자의 예리한 시선과 통찰력은 놀랍기만 하다.

 

저자가 페미니즘 이슈에 더 깊숙이 알게 된 이유는 언론사 기자를 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페미니즘 이슈와 관련된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점에 있다. 페미니즘을 외쳤던 저자도 자신이 성차별 구조에서 부당이익을 누리며 여성을 향한 폭력을 묵인·방조했다고 인정하고 성찰한다. 이런 모습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저자는 남성들이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반성이고 둘째는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연대고 셋째는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 확립이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권력과 이익을 누렸음을 반성하고 주변 남성들에게 성차별과 여성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여성이 받은 차별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페미니스트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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