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브랜드 , 유명세에 속는 소비자들
  • 임초롱 기자
  • 승인 2019.09.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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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 수십만’ SNS 인플루언서 마켓 천태만상

‘인플루언서’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십만명의 구독자(팔로어)를 보유한 ‘SNS 유명인’을 말한다. 최근 SNS 셀럽이 ‘마켓’이란 이름으로 본인을 상표화해 의류, 화장품, 미용기기, 건강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SNS 마켓의 몸집이급속도로 커지면서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법적으로 규제되어야 할 방안이 아직까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그 피해는 더욱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본지는 법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SNS 인플루언서 마켓의 실태를 짚어보았다.
                                                                                           에디터_임초롱 ic1415@naver.com

백화점 위협하는 SNS 마켓,피해사례 속출

SNS에서 개인이 추천하거나 기획한 상품을 사고파는 ‘1인 마켓’의 영향력이 몇 년 사이 기존의 유통채널을 위협하는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SNS에서는 인터넷 쇼핑몰과는 달리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상품들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어 역으로 백화점에 입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SNS를 통해 수많은 영세 사업자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규제 받지 않은 개인 간 거래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 판매자들이 전문성이나 기술력보다는 인플루언서의 팬층과 이미지에 의존하다 보니 소비자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이다. 

그 예가 최근 불거진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에서 판매한 호박즙 곰팡이 사건이다. ‘임블리’는 인플루언서 임지현을 피팅모델로 앞세운 쇼핑몰이다. 임지현은 지난 1월 1,300명과 팬미팅을 진행하는 등 가장 성공한 인플러언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임블리는 2015년 런칭이후 의류, 화장품, 건강식품까지 판매하여 970억원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호박씨까지 추출한 리얼 호박즙’ 곰팡이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

쇼핑몰에서 호박즙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임블리 인스타그램 계정에 ‘곰팡이가 나왔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자 임지현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 문제를 더 키운 것이다. 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임블리는 그간 유야무야 넘어가던 식품 및 화장품 관리 문제, 화장품 성분 논란, 의류 무단 카피 및 품질 의혹, 동대문 갑질 논란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임블리’ 자체는  SNS마켓이 아니지만, 임지현씨가 SNS에서의 수백만 팔로워를 보유하며 얻은 폭발적 인기를 밑바탕 삼아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다는 점에서, SNS마켓의 신뢰도 문제와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는 비단 임블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의류 쇼핑몰에서 화장품 쇼핑몰로 수익 다각화를 시도한 수많은 판
매자가 직면한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의류 쇼핑몰에서 새롭게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하지만 유통망, 문제 대응 시스템 등을 갖추지 않은 브랜드들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상품은 팔지만 개인공간’소비자 권리는 어디에?

직장인 A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내 여성구두 판매 계정에서 구두 한 켤레를 구매했다. 얼마 후 구두를 받아
보니 실제 상품은 판매를 위해 기재된 사이즈 및 색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뿐만 아니라 새 구두 임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해당 계정에 다이렉트 메시지와 댓글로 문의를 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이후에도 몇 차례 댓글로 교환 관련 질문을 남겼지만 얼마 후 전 씨의 댓글은 삭제됐고 해당 판매 계정에게 차단까지 당했다.

A씨의 사례처럼 많은 SNS 쇼핑 이용자들이 이에 관련하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SNS는 실제 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의 게시물이 랜덤으로 노출되는 등의 ‘소셜 네트워크’로서의 기능은 뛰어나지만 ‘차단’, ‘댓글 없애기’ 등 사적 영역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있기에 소비자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도 대표적인 SNS 창구인 인스타그램을 자주 이용하는 인스타그래머로 무심코 스마트폰으로 인스타그램을 켜볼 정도로 SNS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 기자가 팔로잉하는 계정의 대부분은 개인이 화장품, 의류, 신발 등 무언가를 팔고 있는 인플루언서다. 얼마 전 이들이 쏟아낸 정보에 혹해서 기자도 반바지를 구매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더니 ‘질문이 기분 나쁘다’며 댓글이 삭제된 경험이 있다.
 

이처럼 SNS 마켓은 개인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면서도 가격과 상세한 상품 정보 등의 경우 다이렉트 메시지 또는 비공개 댓글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폐쇄적인 거래 형태로 투명성이 떨어진다. 

‘법 따지려면 이용 말라’ 환불,무조건 불가 고지

SNS마켓을 통한 피해가 이처럼 늘고 있는 이유는 정식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대부분 온라인 판매신고를 하지 않고 개인 거래 방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SNS마켓과 관련한 피해상담 건수는 814건으로 집계됐다. 2013년(71건)에 비해 4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가장 흔한 피해는 ‘선주문 후제작’ 일명  ‘프리오더’ 상품이라는 이유로 ‘교환, 환불 불가’를 공지하며 반품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실제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과 유사한 의류나 구두, 가방 등의 제품을 ‘자체 제작’이라는 점을 앞에서 위조품인데도 불구하고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구매 후 문제를 제기하면  ‘나 몰라’ 식의 소위 ‘먹튀’ 운영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카드 결제를 거부하기도 한다. “계좌 입금만 가능하다”거나 “카드로 하려면 구매자가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계좌 입금을 유도하는 식이다. 모두 엄연한 불법 행위이며 이러한 판매 방식은 탈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SNS 마켓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 경우, 어디까지 구매자 스스로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까?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SNS나 블로그라 할지라도, 이는 전자상거래법이 적용된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비자는 자신이 체결한 전자상거래 계약에 대해 청약철회 및 계약해제의 기간(통상 7일)내에는 청약철회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온라인에서 구입한 제품은 원칙적으로 7일 이내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반품 금지 등의 내용을 소비자에게 미리 알렸다고 해도 법적 효력이 없으며 7일 이내에만 환불을 요청하면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도 가능하다. 

법적 책임이 따르는 ‘인플루언서의 이름값’ 신뢰의 또 다른 이름

SNS 마켓은 일반적으로 ‘나를 팔아요’라는 식으로 개인 계정에 본인을 상품화 하며 상품의 구매를 유도한다. 이들은 대부분 판매상품을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해 보이며 홍보하는 식이다.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은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매일 받는 수많은 고정 팔로워, 즉 구독자들의 존재이다. 팔로워들
은 인플루언서가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그들의 일상을 접한다.

인플루언서의 마케팅과 마켓이 효과를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의 생활을 공유하는 행위에 어느새 친숙함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신뢰가 쌓여 큰 거부감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수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인플루언서가 사용하고 추천하는 제품은 마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추천하는 제품으로 비친다. 즉 팔로워들은 평소 이들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하며 익숙함을 느껴 상품의 ‘구매’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에 기업들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TV콘텐츠에도 빈번히 등장하는가 하면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처럼 이제는 잘 키운 인플루언서 하나만으로 돈이 되는 세상이다. 최근 사이버상에서는 ‘팔이피플’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파는 ‘팔이’와 사람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피플(people)’의 합성이다. 여기에는 ‘개인 SNS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명성을 얻고 면 SNS 마켓을 차려 물건을 판다’는 비판의 뜻이 섞여 있다.

“팔로워 많아지면 뭔가를 판다.” 기자가 팔로워 하는 계정 중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던 곳에서 언제부턴가 그녀가 마스크팩을 팔더니 건강식품도 팔고 귀고리도 팔았다. 시작은 개인 SNS 계정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향력과 파급력이 확산되고 이름값이 높아지면서 인플루언서는 이제 신뢰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인플루언서들의 ‘이름’은 더 이상 개인의 영역이 아니다. 영향력과 파급력 그리고 그에 따르는 무시 못 할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는  ‘이름값’이 보다 엄중해져야 할 이유이며 진정성이 필요한 때이다.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면 옆집 언니 같은 친근감을 넘어 경영자로서의 전문성도 뒷받침돼야 한다. 또
한 SNS상에서 진정한 인플루언서로 살아남으려면 성의나 친절과 같은 감성적 요소뿐만 아니라 품질, 고객소통, 기업철학, 신뢰 등 판매자로서의 총체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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