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사랑 절실한 한가위”
  • 본지 대표이사 이재희
  • 승인 2019.09.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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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화합하고 묵은 때 씻어내는 추석 되길···”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의 실천은 그리스도인의 사명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가을 중심에 한가위가 있다. 황금빛 들녘은 농부 땀의 결실을 보는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무엇보다, 추석이 되면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 가슴이 설렌다. 필자가 어렸을 때의 가을은 지금처럼 풍성하지 못했다. 올망졸망 속살 드러낸 알밤과 붉게 물든 토담 옆 대추 열매는 어렸을 때, 가을 먹거리 중의 하나였고 과일서리를 하다가 주인에게 발각돼 꾸중을 듣기 일쑤였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추석은 가을 추(秋), 밤 석(夕)자를 써서 ‘가을의 달빛이 가장 밝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추석은 한가위, 가위, 중추, 중추절, 중추가절, 가배, 가배일이라고도 부른다. 추석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삼국사기’에 추석에 대한 기록이 최초로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아 추석이 신라 초기에 자리 잡았으며 신라의 대표적인 명절임을 알 수 있다.

신라 때 세시명절로 자리 잡은 추석은 고려 때 큰 명절로 여겨져 9대 속절-원정(설날), 상원(정월대보름), 상사, 한식, 단오, 추석, 중구, 팔관, 동지-에 포함됐다. 이 명절들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졌고, 조선시대에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 중 하나로 부상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 말은 추석이 명절 중 으뜸 명절임을 나타내며 오곡백과(五穀百果)를 잘 먹고 모두가 건강해야 한다는 조상들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풍성한 만월이 풍요를 상징하듯이 이번 추석에는 우리 모두가 화합하고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석을 맞이하면 기분도 새롭고 마음도 새롭고 결심도 새로워진다.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고 화목을 다지는 좋은 기회이자, 새롭게 변화되는 삶을 꿈꿀 수 있는 명절이다. 새롭다는 것은 변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상의 것은 모두가 변한다. 자연만물도 인공으로 빚어놓은 예술 작품들도 인간자체 즉, 인간의 몸도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중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킬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더불어 삶. 우리 믿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살면서 가장 많이 하고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사랑’이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추석을 선물로 주셨고, 또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날을 맞이하게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인은 사랑으로 가족뿐 아니라 이웃을 섬기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추석 명절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의미는 감사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크신 뜻과 섭리를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 풍속 가운데 귀한 것 하나가 있다. 추석 명절에 이웃 어른들을 찾아가 덕담을 나누고, 인사를 드리는 것은 감사에 포함된 행동이다. 요즘처럼 정쟁으로 나라가 둘로 갈라진 듯 보이고, 경제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고, 교회 역할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기독교인은 감사의 삶을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생의 가치를 새롭게 누려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시면서, 이것이 내 뜻이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가족-친지들과 따뜻한 대화하는 명절 돼야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
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 (잠30:8b-9) 추석 때가 되면 자주 듣는 덕담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풍요롭고 넉넉한 한가위 보름달처럼 우리들의 삶도 그렇게 넉넉히 살아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
동안 가족과 고향의 품을 떠나 생업과 학업 등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가족의 의미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온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전하며, 그해의 첫 결실인 햇곡과 과일을 차례상에 올려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추석은 모처럼만에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날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사이 긴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걱정하는 이웃들도 있다. 복
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된 이웃들,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가족들 등
이 바로 이들이다. 매년 깊어지는 경기 불황으로 성금과 후원 물품이 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세태가 더욱 각박해져 명절 특유의 넉넉함과 즐거움은 느낄 수도 없고, 찾아갈 곳이 없어 혹은 찾아올 이가 없어 쓸쓸한 연휴를 보내야 할 이들에게는 오히려 명절이 다가오면 서러움만 커질 뿐이다. 당장 내 생활이 빠듯해서 나눌게 없다고 생각하고, 나누고 베푸는 것을 어려워해 선뜻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 으뜸가는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는 들뜬 마음으로 주변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낮과 밤이 뚜렷한 것처럼 모든 일이 순조롭기를 기대해 보지만 국내외적 정세는 아직도 회생의 기미
는 보이지 않고 안개 속처럼 희미하다. 어딘가는 임금과 자금난으로 허덕일 것이고 누군가는 고향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를 비관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민족의 큰 명절 추석만큼은 소중한 가족과 같이 보내면서 주위의 이웃들을 돌아보는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주위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나눔을 위한 첫 발걸음을 떼어보자.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따뜻한 정을 나눠 가슴속 깊이 희망의 씨앗을 심어보자.

나무가 뿌리를 깊이 내리는 것은 비바람이 불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천리 길 낭떠러지에서도 뒤로 1m만 물러서면 시야가 넓게 보인다. 항상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마인드를 갖기 위해, 이번 명절에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따뜻한 대화로 위로를 주고받고, 격려하는 활기찬 명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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