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병원 내 ‘태움 문화’…개인만의 잘못 아니다
  • 배세연 기자
  • 승인 2019.09.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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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과 제도 문제가 커

인력부족인계시스템이 원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간호계의 태움 문화가 그렇다. 현직 간호사들 사이에서 법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법 자체가 실제로 와 닿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토로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 조직이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태움이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에게 교육을 명목으로 가하는 정신적·육체적 괴롭힘을 뜻하는 말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간호사들이 꼽은 사례에는 고함을 치거나 폭언하는 경우’, ‘본인에 대한 험담이나 안 좋은 소문’, ‘일과 관련해 굴욕 또는 비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등이 있다.

현직 간호사 A씨는 최근 선배 간호사로부터 폭언을 들었다. 그는 리포트를 써오라고 해서 써갔더니 야 너 X가리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 어디서 잔머리를 굴려?’라며 면박을 줬다물론 수간호사나 간호부에 말하면 의견 반영을 해주겠지만 말하기까지가 쉽지 않다. 로테이션해도 사직하지 않은 이상 눈칫밥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현직 간호사 B씨는 태움에 대해 사내에서 상담했지만 오히려 비웃음거리가 됐다. B씨는 최근 동기 두 명이 중간 연차 선배한테 심하게 태움 당해서 간호부에서 조치를 취했고 그 선배도 미안하다고 울었다그러나 이후 회식 자리에서 그 선배 무리가 동기들을 보고 쟤네 주머니에 녹음기 있는 것 아니야?’ 이러면서 비웃더라라고 했다.

앞서 언급된 태움 사례들은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적용될 수 있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에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예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매뉴얼에는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 있지 않는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음,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을 퍼뜨림, 신체적인 위협이나 폭력을 가함, 욕설이나 위협적인 말을 함, 다른 사람들 앞이나 온라인상에서 나에게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함 등이 나열돼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지난해 2월 발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통해 국내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실태를 파악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 10명 중 7명이 근로기준관련 인권침해를 경험했다.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40.9%였다. 가장 최근에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직속상관인 간호사프리셉터가 3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료간호사가 27.1%, 간호부서장이 13.3%, 의사가 8.3%로 직장 내 괴롭힘의 대부분이 병원관계자로부터 발생하고 있었다.

 

구독자 26천명을 보유한 현직 간호사 유튜버 널스맘은 태움 문화의 원인이 인계시스템과 인력부족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호사는 3교대를 통해 연속적으로 일한다인계과정에서 전 듀티가 일을 끝내지 못했거나 실수를 했을 때 그 다음 교대자는 앞 교대자의 일을 커버해야 하고 업무과중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갓 입사한 신규 간호사도 일이 미숙하고 연차가 있는 선배도 업무가 쌓이면서 모두 여유가 없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도 업무 인수인계 과정 속에서 태움이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또한 간호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환자 수가 너무나 많고 2,3년제 등 학벌에 따라 구조적으로 태움이 양성된다이를 개인이 아닌 구조·제도적으로 해당 직종에서 면밀히 실태조사를 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 차원으로 질책할 수 있어도 업무와 관련된 지시가 아니라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업무와 관련된 지시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며 괴롭힘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몰래 녹음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본인의 목소리가 포함된 대화 과정이어야 한다. 녹음기를 본인과 떨어진 곳에 두고 이동하면 도청으로 간주해 불법 행위가 될 수도 있다이외에도 육하원칙에 따라 태움 사례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이나 이메일메시지 등을 캡처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 사회에는 태음같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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