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 사랑을 다룬 추억의 '영화' 모음
  • 김현청 기자
  • 승인 2019.08.0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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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억한 소녀, 여름을 간직한 소년. 여물지 않는 첫사랑의 기억

인내 없는 열매는 없다. 봄과 여름사이 자라나기 시작한 씨앗들이 으레 성장통을 앓듯, 우리는 첫사랑이라는 이름의 낭만적인 성장통을 겪으며 단단해진다. 개개인 고유의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만 동시에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감정인 첫사랑. 멜로의 정석을 따르는 영화부터 독특한 소재를 버무린 영화까지, 다양한 첫사랑 이야기를 소개해본다.

첫사랑 영화의 교과서

러브 레터  Love Letter, 1995 이와이 슌지 감독, 나카야마 미호, 사카이 미키, 가시와바라 다카시 주연
2년 전 죽은 약혼자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한 여인이, 죽은 약혼자와 동명인 한 여인에게 뜻밖의 답장을 받으며 첫사랑의 기억을 되새기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겡키데스카”의 여운은 20년이 지나도 강렬하다. 일본 특유의 서정적인 화면을 중심으로 잊을 수 없는 누군가에 대한 단상과, 여러 종류의 그리움 이 엮어내는 다채로운 이야기로 영화는 한껏 풍성하다. 죽은 자를 그리워하는 산자의 과거와 현재의 교차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어떤이의 첫사랑처럼 처연하고 아련하다. 

클래식  The Classic, 2003 곽재용 감독, 손예진, 조승우 주연 
과거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애틋한 두 남녀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넘어 후세의 세대로 이어져 그들의 딸과 아들이 운명적으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60~70년대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간의 긴 시간 동안 촘촘히 짜인 로맨스는 우연을 넘어 필연적으로 영화 팬들의 마음에 스민다. 한 남녀의 애틋한 첫사랑이 후세에 이르기까지, <클 래식>은 우연의 반복이라는 클리셰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한 편의 동화 같은 서정적 판타지를 선사한다.


남자의 첫사랑이 더 진하다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마크 웹 감독, 조셉 고든 래빗, 주미디 샤넬 주연 
순진무구한 한 청년이 자유분방한 여인을 만나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고, 사랑에 대해 반추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한 없이 달콤하다가 한 순간 살벌해지는 연인의 모습에서, 사랑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첫사랑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서는 것 또한 그러하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 운명을 기다리던 어수룩한 소년은 첫사랑의 성장통 이후, 스스로 운명을 찾아가는 남자로 성장한다. 


건축학 개론  Architecture 101, 2012 이용주 감독, 엄태웅, 한가인, 수지, 이제훈 주연
건축을 의뢰한 과거 첫사랑 여인을 만난 남자가 집을 완성해나가는 동안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감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여물지 못한 소년은 남자가 된다. 느닷없이 찾아온 첫사랑의 무게를 감당 못한 남 자의 발자취에서 우리는 달콤하고 처절했던 과거의 한 조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답지만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그날의 기억. 그러나 뼈아픈 시간이라 할지라도 ‘처음’으로 기록된 모든 시간은 아름답다. 
 

이루어지지 않아 더 아름다운


무지개여신  Rainbow Song, 2006 쿠마자와 나오로 감독, 우에노 주리, 미치하라 하먀로 주연
각별한 친구로 지내며 많은 일상을 공유했던 두 남녀가 결국 서로 사랑한다는 말조차 남기지 못한 채 이별한 뒤, 뒤늦게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우유부단한 점도 좋아.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점 도 좋아. 끈기 없는 점도 좋아. 둔감한 점도 좋아. 웃는 얼굴이 가장 좋아” 한발 늦게 도착한 고백에 남자는 친구관계에 얽혀 미처 돌보지 못한 여자의 진심을 들여다 본다. 이는 곧, 그동안 곱씹어본 적 없는 자신의 마음을 반추하는 계기가 된다. 소중한 것은 꼭 뒤늦게 깨닫는 것처럼, 떠난 자의 무게는 남아있는 자의 가슴에 묵직하 게 내려앉는다.  


번지점프를 하다  Bungee Jumping of Their Own, 2000 김대승 감독, 이병헌, 이은주 주연 
첫사랑에 빠진 순수한 한 남자와, 그가 사랑하는 한 여인. 그리고 죽은 그 여인의 모습을 간직한 채 나타난 남자 제자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강렬하고 아찔한 첫 만남은 긴 여운을 남긴다. 결코 잊지 못할 사랑의 여운은 이생을 넘어 환생의 것으로 이어진다. 서로를 향한 두 남녀의 애틋한 마음은 쉬이 이어질 수 없었으나, 탄생-죽음-환생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윤회와 그 속에서 함께 도는 사랑의 순환은 두 남녀의 우연을 운명으로 엮어낸다. 성별과 시공간마저 넘나들며 끈끈하게 맺어진 필연의 끈은 평범한 듯한 이 사랑을 유일무이 특별한 사랑으로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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