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베를린 초상’, 독일 간호사가 된 한국 여성의 응축된 삶 담겨
  • 유안나 기자
  • 승인 2019.06.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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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선 개인전 ‘베를린 초상’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7월28일까지 열려
5월 31일부터 '베를린 초상'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옥선 사진작가. (사진 제공=아뜰리에 에르메스)
5월 31일부터 '베를린 초상'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옥선 사진작가. (사진 제공=아뜰리에 에르메스)

사진 속 중년 여성이 무심한 듯 의자에 앉은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긴 세월을 버텨온 주름의 깊이도 간혹 보인다. 사진 속 배경은 어디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한국과 비슷한 집안 풍경의 배경. 어느 집 바닥에는 카펫이 있고 집안에서 신발을 신은 여성들도 보인다. 사진 속 인물은 제각기 다르면서도 강인함을 풍긴다는 점에서 닮았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 김옥선 개인전 베를린 초상’(Berlin Portraits)은 재독 한인 여성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응축된 삶을 사진에 담았다. 독일에서 50여 년을 산 한인 여성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 24명을 다큐멘터리 사진 기법으로 표현했다.

김 작가는 독일로 떠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이 가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머나먼 곳으로 가야했던 누이들이라는 기존의 신화적 이미지를 부순다. 그동안 이들은 파독 간호사라는 명칭으로 조국 근대화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이들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오늘에 이른 당당함을 자기 정체성으로 내세운다.

간호사의 독일(당시 서독) 이주는 1966년 시작했다. 1976년 중단될 때까지 10년간 대략 1만여 명의 한인 여성 간호사들이 단기 계약직으로 이주했다고 추산되고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난 이들 앞에는 현지 잔류, 3국 이주, 귀국이 선택지로 놓인다.

독일에 남은 이들은 간호라는 전문직 노동자로 연대하며 당당한 삶을 살았다. 이들은 화가로 변신하기도 하고 의사가 되기도 했다.

김 작가는 2017년 베를린에서 온 한인 간호사의 강의를 듣고 재독 한인 여성 간호사와 간호 조무사들을 사진 찍기로 결심했다. 201711월과 20186월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가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이분들의 성취를 보여주기보다는 평상시 표정을 통해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이 가족을 위해 희생을 했다는 것보다 그 시기에 자신의 결정을 통해 독일에 가서 살아간 그분들의 삶을 존중한다는 의도로 작업을 했다고 했다. 김 작가는 그분들은 자신들이 희생양으로 그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더라고 했다.

사진 속 배경에는 집안 한편에 걸려 있는 태극문양이 그려진 부채 등 한국을 상징하는 물건이 간간이 보인다. 독일에 오래 살았지만 고국에 대한 향수가 그대로 묻어나는 모습이다. 그는 한국이나 서울은 도시화되고 근대화됐지만 그분들은 떠났을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자개장이나 한국화, 민화를 한국 가정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 독일 남성과 결혼한 김 작가는 여성과 국제부부, 다문화 가정, 이방인 등을 주목한 작업을 주로 해왔다. 2010년 제1회 세코사진상, 2016년 제15회 동강국제사진상, 2017년 제8회 일우사진상 올해의 주목할 만한 작가’(출판부문)를 받았다. 728일까지. 02-3015-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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