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협, "여경 체력검정절차 보완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
  • 최창희 기자
  • 승인 2019.05.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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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의 체력검정절차를 보완하겠다는 경찰의 결정은 문제의 본질을 오판하는 것
(기사와 무관)
(기사와 무관)

61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27"경찰의 여경 체력검정절차 보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방해 사건에 출동한 경찰의 대응이 적절한 조치였다고 (경찰이)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경찰의 여경 체력검정 절차 보완 입장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협의회는 "남성 경찰도 가해자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경찰의 물리력을 문제 삼는다면 경찰 전체의 문제로 여겨야 할 것"이라며 "대림동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여성 경찰의 체력이 아닌 공권력 경시가 문제 돼야 할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경 무용론이 확대되지 않길 바라며 경찰의 후속 조치가 여경의 체력검정절차 보완이 아닌 공권력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리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대림동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의 대응이 침착하고 지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여경의 체력검정과 관련해 경찰대, 간부후보생 과정부터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여성단체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2019527,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방해 사건에 대해 출동한 경찰의 대응이 적절한 조치였다고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여성경찰의 체력검정절차를 보완하겠다는 경찰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 513,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주취자 공무집행방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주취자가 경찰관에게 거리낌 없이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고 몸을 밀쳐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죄였다. 그러나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영상이 올라오며, 출동한 여경이 경찰의 역할을 다 하지 못 했다는 여경 무용론이 언급되었다.

이에 17, 경찰은 출동 경찰관들이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는 입장과 함께 여경의 체력검정절차를 보완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절차보완의 결정은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방해 사건에 대해 여경의 체력을 문제 삼으며 여경 무용론을 펼치는 일각의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업무에서 물리력이 필요한 경우는 30% 내외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물리력뿐만 아니라 민원인과 소통하며 피해상황과 갈등을 조정, 중재하는 등 소통능력이 필수적이며 여성 피해자 및 가해자가 발생했을 시 수사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점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체력검정절차 보완과 같은 결정은 경찰이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 물리력이 경찰의 가장 주요한 역량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왜곡된 남성주의적 인식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남성경찰도 가해자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경찰의 물리력을 문제 삼는다면 경찰 전체의 문제로 여겨야 할 것이며, 여경의 물리력 문제를 이 사건의 핵심으로 보면 안 될 것이다. 여성경찰을 여경이라 칭하는 표현은 경찰이 남성의 직업이라는 성차별적 인식이 전제된 것이며, 이번 사건과 같이 사건의 중심에 여성경찰이 있을 경우 이는 늘 여경 무용론, 여경 자격논란으로 연결되었다. 여경 무용론을 일축시킨 경찰의 대응은 적절했으나, 여경의 체력검정절차를 보완하겠다는 경찰의 결정은 문제의 본질을 오판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번 대림동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여성경찰의 체력이 아닌 공권력 경시가 문제되어야 할 사건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한 500만 회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경 무용론이 확대되지 않길 바라며, 경찰의 후속조치가 여경의 체력검정절차 보완이 아닌 공권력 경시풍조에 경종을 울리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길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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