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 이후, 사회적 논의 절실히 필요하다
  • 이정철 기자
  • 승인 2019.04.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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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쟁점들


①임신 22주가 기준 되나?

②임부에게 강요하면?

③2020년 12월까지는 어떻게?

④의사의 시술 거부권은?

 

 

11일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리고 202012월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선고했다. 형법 제269·270조의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이 개정 대상이다. 특히 모자보건법에 대해 폐지 수준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여성계는 촉구하고 있고,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의료·종교계 등을 포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주요 쟁점으로는 낙태 가능 기간이 22주까지인지, 이번 위헌 결정을 내린 일부 재판관들의 의견처럼 14주까지 인지임부에게 낙태를 강요할 경우 어떤 대응이 가능할지 17개월 남은 법 개정일까지의 낙태시술 불법성 여부 의사의 낙태 시술 거부 요구 등을 놓고 대립과 논쟁이 진행 중이다.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4명의 재판관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임신 22주 내외까지의 낙태에 대해서 국가가 생명보호의 수단과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또 단순위헌 의견을 낸 3인은 임신 14주를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그 이후의 임신중지를 모두 금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인간의 삶에 나타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임신초기인 22주를 넘겨서 낙태가 가능할 경우 여성의 건강에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한 법조인은 낙태를 늦게 하는 경우는 위험성을 감안해 3차 의료기관 이상의 의료시설, 숙련된 의료인이 있는 곳에서 시술 받을 수 있게 의료법의 제한을 두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헌법 결정에 따라 전 기간 낙태 비범죄화는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낙태가 합법화되면 타인이 임부에게 낙태를 강요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낙태죄 위헌소원 소송대리인단인 천지선 변호사는 입법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긴 하지만 지금 낙태와 관련 모든 조항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현행법 상 민사로는 손해배상으로 규율될 수 있고, 강요를 했을 때는 강요죄, 폭력을 행사했을 때는 상해죄에 해당한다면서 제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낙태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20201231일까지 낙태죄 관련 개정 시한을 둬 앞으로 17개월 남은 기간까지는 사실상 입법 공백이다. 여성들은 낙태죄가 폐지됐음에도 낙태시술을 받지 못하고 있고, 의사들도 합법으로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시술을 하기 어렵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신념 등을 이유로 낙태 수술을 거부하려는 일부 산부인과 의사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개인 신념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업적 신념은 될 수 없다. 법조인들 간에는 검사·판사가 이 사건이 본인에게 들지 않는다고 재판 안맡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현행 의료법 제15조 제1(진료거부 금지 등)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반 시 의료법 제88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정당한 사유에 신념을 추가할 수 있을지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모자보건법을 대체할 법안으로는 재생산기본법을 새롭게 제정하는 수준으로 만드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낙태의 형사처벌 예외 규정인 모자보건법 제14(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헌재 헌법불합치 의견에 모자보건법상의 정당화 사유에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대한 낙태갈등 상황이 전혀 포섭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 법안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15일 처음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도 소속 의원들이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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