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항거불능 아니라도 준강간 위험성 있다면 가해자 처벌가능"
  • 이한 기자
  • 승인 2019.03.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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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모습. 2019.3.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해도,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가해자 처벌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준강간은 사람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8일 준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의 상고심에서 10대3 의견으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봐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형법은 준강간죄를 강간죄(3년 이상 유기징역), 유사강간죄(2년 이상 유기징역)에 준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준강간 미수범도 형법상 처벌대상이다.

또 형법 27조(불능범)에 따라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엔 처벌받게 된다. 즉 '준강간 미수'가 실현 불가능했대도 위험성이 있었다면 처벌대상이라는 것이다.

박씨는 2017년 4월 자택에서 자신의 처,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처가 먼저 잠든 뒤에 피해자가 만취해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오인해 간음했다. 이에 박씨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군법원 재판 대상 신분이었던 박씨는 1심 보통군사법원에서 준강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1심에서 유죄로 본 준강간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준강간의 불능미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및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했다.

박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며 "준강간의 고의가 없었고, 피해자가 실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가 없는 성관계를 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 사건을 접수하고 지난 2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했다.

쟁점은 피고인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했으나, 실제로는 피해자가 그러한 상태가 아니었을 경우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준강간 실행에 착수했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준강간죄 성립 가능성이 없는 경우로 '준강간죄 미수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경우 피고인이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해봤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권순일·안철상·김상환 대법관은 "간음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는 점엔 의문이 없어 형법 27조에서 말하는 '결과 발생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미수범 영역에서 논의할 문제도 아니다"라는 반대의견을 냈으나 소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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