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여성CEO 보다는 전통음식을 가르치는 교수로 남고 싶어요.”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대표
  • 권혜원 기자
  • 승인 2019.01.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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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전통음식을 가르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해...

종로구 돈화문로71에 위치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1층 갤러리카페를 시작으로 2층과 3층에는 한국 최초의 떡박물관, 4층부터 7층까지는 전통음식, 전통차, 전통주, 발효음식 등 전통음식 수업을 듣는 강의실과 8층 사무실, 9층 전문 갤러리 공간, 10층 스튜디오 겸 조리 실습실까지 총 10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전통음식을 가르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평생교육원에서는 매년 3,000여명의 수강생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5만 여명의 사람들이 연구소를 통해 한식을 배우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까지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평생교육원 부설 식품조리학과를 개설하여 한국조리와 함께 동서양의 조리기술을 연마시키고 식품조리 및 전통조리에 관한 지식과 각국의 다양하고 특색 있는 조리를 배울 수 있도록 하여 전문조리사 및 유능한 조리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어떻게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설립하게 되었는가.

1988년부터 춘천간호전문대학과 배화여자대학 전통조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문득 대학에 학생들에게만 전통음식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전통음식을 배우고 싶어 하는 남녀노소, 배움에 뜻이 있는 누구에게나 전통음식을 교육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1998년도에 을지로3가 작은 공간에서 최초의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세워 한국전통음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어 연구할 공간이 부족하게 되자 2001년도에 종로구 와룡동에 지금의 이 건물로 이전하여 2002년에 떡박물관을 설립하고 떡카페 질시루, 평생교육원, 학사과정 식품조리학과를 창설하여 본격적으로 한국전통음식을 연구하고 교육하게 됐다.

 

국내와 해외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가.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현재까지 20년간 한식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국내의 경우 전통음식강의, 교육, 전시, 쿠킹클래스, 시식행사 등 다양한 전통음식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연구소에서 진행한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2004년부터 종로구와 함께 궁중의 음식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진행해온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를 비롯하여 2007년부터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한국의 다양한 전통주들과 그 전통주에 어울리는 안주는 소개하는 행사인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2003년부터 한국의 떡과 한과를 알리고 있는 ·한과 페스티벌등의 다양한 전통음식 홍보행사를 지금까지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03년부터는 나의 고향인 개성음식을 연구하고 복원하여 전시를 하고 많은 분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03년 제10회 오사카 식품박람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일본,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중동아시아 등을 포함한 25개국의 한국대사관, 문화관, 총영사관 등을 돌아다니며 한식전시, 체험, 강의, 쿠킹클래스, 시식 등 다양한 한식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해외에서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경영주, 해외 유명호텔 쉐프, 한식조리를 담당하고 있는 조리사들을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진행했고, 연변에 가서 조선족들이 예전에 드셨던 조선족 전통음식 원형을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행사로는 2007년 미국 UN본부에서 주최한 한국음식축제에 초청되어 고궁으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궁중음식 행사를 진행했다.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UN사무총장 직책을 맡으시면서 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당시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는 국제적인 도시인 뉴욕에서 각국의 유엔대사와 외교관들에게 신선로구절판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메뉴를 선보였다. 2017년 한식재단(,한식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시기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선수 및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식을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식재단 총 5단체에서 3년간 조사한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 100선을 선별하여 그 중 10가지의 메뉴를 뽑아 만든 ‘2018평창동게올림픽을 위한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10을 개발하여 보급시켜 왔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경영하면서 어떠한 점이 가장 힘들었고, 보람있는 일은 무엇이었는가.

나의 철학은 한국전통음식을 제대로 교육하고 알리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경제적인 소득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금전적인 이익에 목적을 두지 않고, 사비를 들여 전통음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알리고, 교육에 힘쓰겠다는 자세로 지금까지 걸어왔다.

그 결과,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음식의 우수성이 국내외에 많이 알려졌고 건강한 한국음식을 먹으러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에게 특별한 경영철학이란 정성을 다해 한국의 전통음식을 후손들과 국내외에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연구소를 경영하면서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 나에게는 그 모든 행보가 큰 보람이다. 한국음식의 특징은 재료의 분량이 정확하게 계량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음식을 가르치기에 앞서 계량화된 레시피가 없으니 만드는 요리마다 맛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고, 특히 외국인들에게 한식에 대해 정확히 정의하기가 어려웠다.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한국음식을 표준화시켜야 하는 이유를 여러 차례 제시하여 2007년부터 2개 부처와 우리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힘을 합쳐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을 개발하게 되었다. 100선의 경우 한국어를 포함하여 영어, 일본어, 중국어, 불어, 체코어, 스페인어, 아랍어 총 8개 국어로 제작되어 해외로 내보냈으며 누구나, 어디서든, 언제든지 한국음식의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로 보람있었던 일은 고조리서의 재현이다. 14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1400년대 <식요찬료>, 1500년대 <수운잡방>, 1600년대<요록>, 1700년대<증보산림경제>, 1800년대<규합총서>, 1900년대<조선요리제법>) 고조리서에 나와 있는 단위를 현대의 표준단위로 바꾸고, 한자 레시피를 한글로 변환하고, 직접 조리하여 음식의 형태까지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이후 젊은 사람들이 고조리서에 관심을 가져 조상들의 음식문화를 오랫동안 보존하고 계승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였다. 두 가지 일은 나에게 가장 보람 있는 일인 듯하다.

 

가족 이야기가 듣고 싶다.

남편은 성공한 사업가였다. 남편이 젊었을 때 선대부터 이어 내려온 IT산업으로 크게 성공을 하였다. 당시에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전통음식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 중이었는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전통음식에 열정을 가지고 배우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던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전통음식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을지로에 작은 공방을 얻어 연구원들과 작게 시작했지만 이내 나와 뜻이 같던 많은 사람들이 전통음식을 연구하기 위해 모였고, 공간이 비좁아 지자 남편에게 전통음식을 알리는 일에 도움을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남편은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이내 본인의 사업을 정리하고 종로구에 10층짜리 건물을 매입하여 전통음식 문화를 알리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다. 아직까지도 나를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는 인생의 동반자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의 한국음식에 대한 사랑을 보고자란 아들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대학에서 한국문학을 알리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는 한국의 식문화를, 아들은 한국의 문학을 알리는 모습이 한국 사람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성공한 여성CEO로 살아가고 있는데...

스스로 성공한 여성CEO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여전히 전통음식을 가르치는 교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사장, 회장, 대표이사, 위원장, 관장 등 수많은 타이틀이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연구소 평생교육원 수업에 직접 참여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육하고 있다. 외부 방송촬영이나 강의, 야외체험도 직접 방문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습에 연구소에서 교육을 받은 많은 제자들이 현재는 교수가 되고, 전통음식 연구원장, 식품명인, 조리명장, 전통음식기능보유자, 조리기능장, 레스토랑 경영주 등 다양한 위치에 있지만, 그들이 나를 교수님으로 불러줄 때가 제일 좋다. 나는 성공한 여성 CEO라기 보다는 한국전통음식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많은 젊은 청년의 취업 스트레스와 취업난은 사회적인 큰 이슈로 두각되고 있다. 몇몇 청년들은 취업이 어려워 취업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창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악순환을 바로잡기 위한 나의 조언은 무엇인가 하기 전에 우선 생각의 변화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과 다르게 고학력자, 유학파가 많아지면서 취업하고 싶은 회사의 기준점은 높아지고, 복지나 휴무가 대기업보다는 원활하게 적용하기 중소기업은 다소 회피하는 현대의 젊은 청년들의 생각은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사람들은 기대치에 꼭 맞는 직장이 아니더라도 본인의 확고한 인생 목표를 가지고 취업에 임한다면 언젠가는 그 분야에서 성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취업과 창업의 사이에서 창업을 할 수 있는 경험과 실력이 충분하게 있는지, 창업하기에 적합한 최소한의 자본은 준비가 되어 있는지 등 자신의 경영능력과 창업 아이템에 대한 확고한 성공마인드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창업을 취업의 두 번째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창업 분야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4차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하고 혁신적인 기술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4차산업이다.

한국전통음식을 연구하는 나의 경우, 4차산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음식에 대한 정의를 정립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 기록되어 왔던 한국의 전통음식들을 표준화시키고 표준화시킨 레시피를 재현하고, 기록하고, 보존하여 한국 식문화 정보를 데이터화 시키는 것이다.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시행단계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단계로는 정립된 한국 전통음식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국의 식문화(새로운 조리법, 한식재료의 새로운 활용 등)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 새로움이 한국음식에 대한 정의를 포함하며 전통성을 해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을 기술을 원활하게 당장 적용하기에는 힘들겠지만 여성CEO들은 자신이 하는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적합한 부분에 적용하여 비용절감’, ‘편의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연구해 보는 일도 중요하다.

다양한 방면에서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한다.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식생활에 맞추어 생각해보면 1차에서 3차산업혁명으로 변화되면서 사람들의 식생활 방식도 함께 변화함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가정에서 직접 조리를 해서 먹는 방식이었다면 서비스가 발달되면서 식당이 생기고, 유통이 발달하면서 식재료가 풍부해졌고, 공장이 생기면서 식품 가공품들이 판매되면서 간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변화했다. 하지만 음식을 먹는다는 기본 개념은 여전히 유지해왔다.

4차산업혁명에서도 여전히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며 즐길 것이다. 그러나 그 방식에 예전에는 없었던 방식이 추가 될 것이다. 지금도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음식의 레시피를 AI가 만들어주고,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음식을 만든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도 우선적으로 연구소가 출간했던 책들의 레시피 데이터를 집대성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현재 연구소 내부에서 레시피를 검색하는데 사용하면서 각 음식에 대한 빅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것이 조금 더 발전하면 일반인들에게도 오픈하여 어느 계절에 어떤 음식에 대한 레시피를 많이 찾았는지, 각 음식에 어떤 관련 태그들이 있는지 사용자의 데이터를 모아 기존의 한국음식에 대한 레시피 데이터뿐만 아니라 연령, 계절, 이슈 등에 변화하는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사 빅데이터로 하여 새로운 한국음식의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의 사업의 형태는 틈새시장이라는 말에서 현재는 세포마켓이라는 단어가 트렌드 이슈가 될 만큼 굉장히 개인적이고 소소하고 전문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디테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성 CEO만이 가지고 있는 디테일함을 경영에도 도입한다면 남성들이 도전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여성경제인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경제인들의 사회진출비중이 점점 증가하는 요즘, 하고 싶은 일이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천으로 옮기며,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바라던 그 날이 올 것이다.

나도 사업을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시작하지 않았다. 한국음식이 좋아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배웠고, 부엌살림을 하나씩 모았다. 이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나만의 자산으로 남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시작하였다. 유행이나 다른 사람들이 잘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가기 보다는 먼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나의 자산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남들과 다른 나만의 자산이 있다면 거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만큼 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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