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삶의 활력은 남들이 주저하는 것을 하는 것.
  • 여성시대 Live
  • 승인 2018.12.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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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모델 최인숙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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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삶의 활력은 남들이 주저하는 것을 하는 것. 
시니어 모델 최인숙 선생

초면 일지라도 최인숙(60세) 선생을 알아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폭탄을 맞은 듯한 헤어스타일, 하얀색 뿔테안경과 훤칠한 키, 개성 있는 옷차림이 한눈에 최선생을 알아보게 해준다. 
지난 8월호에서 ‘여성시대’와 ‘올쏘치과’가 함께 진행한 라미네이트 무료 시술 이벤트 수상자이기도 한 최선생은 단 열흘 만에 모든 시술을 마치고 아름다운 미소를 선보였다. 가지런한 치아로 모델로써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녀의 삶을 들어봤다.      
에디터/ 최경현 기자 rplusone@naver.com   사진/ 임계훈작가 inheritz@naver.com

그녀의 패션 컨셉은 누구나 시도하는 스타일은 피하면서 같은 옷이라도 틀리게 스타일링 하는 것이다. 이런 최씨의 남다른 패션 스타일은 이미 70년도부터 시작됐다. 
그 시절 패션의 중심가였던 명동 일대와 구제시장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옷 위주로 쇼핑을 즐겼다. 
당시에는 스팽글이 달린 옷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견하면 무조건 사기도 했다. 평범한 옷에도 장신구나 자수로 직접 장식해서 똑같은 스타일은 피했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선호하는 패션스타일이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최씨는 이제부터야 말로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때라고 말한다. 
이런 그녀도 여고 시절엔 누구보다 학교 규율을 지키며 교복을 고집했다고. 

패션에 민감한 십대 시절에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했나?

 

   

지금도 친구들한테 말하면 깜짝 놀라곤 하지만 여고 시절엔 정말 깍쟁이 모범생이었어요. 반듯하게 다려진 다림질 선을 최고의 스타일로 여겼죠. 그때 우리 집이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스타일리시한 옷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어요. 
당시에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다녔었는데 보라색의 타이트한 나팔바지를 입고 선생님을 맞았죠. 평소 얌전한 이미지와 다른제 모습을 본 선생님이 놀라서 학교에 소문을 낼 정도였어요. 
하루는 진로상담 중에 선생님이 저에게 “의상과에 진학해 패션디자이너를 하면 적성에 딱 맞을 거야”라고 말했는데 이과에 다니고 있던 저는 화가 났죠. 패션디자이너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어린마음에  자존심마저 상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선생님이 보는 눈이 있었던 거예요. 

고등학교 졸업 후 가정관리학과에 진학한 최씨는 대학생이 되면서도 모범생 같은 바른 이미지를 유지했다. 하지만 타학교 남학생들과의 미팅자리에서 최선생의 패션 인생은 반전을 맞는다. 
부풀린 파마머리와 잠자리 선글라스, 어깨에 각이 들어간 재킷 등 평소의 최선생과는 상상도 하지 못한 과감한 패션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패션과 예술계 종사자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순진하다는 이유로 미팅남에게 차였던 아픔이 오히려 그녀에게 해방감을 준 것이다. 그때의 충격으로 패션은 물론, 두 달 만의 연애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것까지 적극적이고 시원한 성격으로 변했다.

 

 

차였다는 이유로 선호하는 스타일이 바뀔 수가 있나? 
한 가지 이유만으로 패션스타일이 확 바뀌기는 힘들어요. 나는 그때 일을 계기로 남들 눈치 보느라 망설였던 패션들을 시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얻은 거죠. 그동안 해왔던 모범생 스타일은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남들이 다 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따랐던 거였어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을 하는 건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처음엔 차인 것에 반항심이 일어나서 일종의 ‘삐뚤어질 테다’ 하는 태도로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내 자신이 너무 즐겁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성격도 시원하고 대범하게 바뀐 것 같아요. 

당시에는 패션 정보를 어디에서 얻었나?  

학교가 끝나면 무조건 명동과 비원 일대를 돌아다녔어요. 당시에는 명동이 패션 중심가였거든요. 그때부터 평범한 옷들도 제 손을 거쳐서 평범하지 않게 만들었죠. 뭔가 하나씩은 아쉬운 부분들이 다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평범한 옷에 자수를 놓거나 장신구를 달아서 입어요. 비원은 숨은 카페나 술집 등이 많았어요. 비원은 주로 젊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라 한 패션 한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어요. 
남들은 어떻게 옷을 입나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30년째 다니고 있는 단골 미용실에서는 패션잡지를 챙겨봤어요. 지금도 제가 가면 제일 먼저 패션잡지부터 이것저것 다 챙겨줘요. 텔레비전에서 패션쇼를 하면 빠짐없이 챙겨봤고요. 
요즘도 매일같이 동아티브이에서 나오는 패션쇼를 즐겨 봐요. 가끔 내 패션이 너무 과한가? 라는 생각이 들 때 패션쇼를 보면 용기를 얻죠. 엉뚱한 매치의 소품과 반전 있는 믹스매치패턴 패션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아, 나도 말도 안 되게 입고 싶다면서요.(웃음)

 

 

여자의 일생에선 두 번의 패션 타임이 있다고 한다. 정형화된 교복을 벗는 탈 교복 시기와 데이트 룩 대신 편한 옷만 즐겨 입는 탈 아가씨 시기다. 최선생이 두 번의 탈 패션 시기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건 취향이 맞는 가족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스케이트 선수 출신인 남편도 탄탄한 체격과 외모로 다양한 매체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남편이자 선배로 그녀의 모델 활동에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엄마의 패션에 간섭했다는 아들 역시 최근까지 패션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이태원에서 최선생과 함께 남성복 멀티숍을 운영하기도 했다. 함께한 이탈리아여행에서 다양한 패션 소품을 함께 신나게 쇼핑하고 급기야 한국에 돌아와서 패션숍을 운영하게 됐다고. 

핫플레이스중 하나인 이태원에서 멀티숍을 운영했다. 그때 얘기가 궁금하다.

저는 이태원이라는 장소가 너무 좋았어요. 가게가 잘 안될 때도 가게에 나가면 기분이 좋았죠. 주말이면 밤늦게 클럽을 찾는 손님들이 급하게 스타일리쉬한 옷들을 구매하려고 들어오곤 했어요. 
그런 손님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스타일링 해주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새벽 1시까지 가게에 있어도 힘이 났죠. 양 갈래로 내려 묶은 제 헤어스타일 덕에 삐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남녀노소를 떠나서 많은 친구도 사귀었어요. 
매번 이탈리아까지 가서 물건을 해오는 일이 여의치 않아서 문을 닫기는 했지만, 지금껏 해왔던 사업 중에서 가장 적성에 맞았어요. 

이런 최선생에게도 힘든 시기는 다가왔다. 은퇴 이후에 찾아온 무력감에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일 년에 이틀씩 쉬며 바쁘게 사업에 매달리다 뒤늦게 찾아온 우울증은 극심했다. 딸의 자녀를 돌봐주기 위해 이사를 하면서 
30년 넘게 살던 반포동을 떠나 낯선 동네로 가게 된 것도 우울증을 부추겼다. 아는 사람도, 친구도 없는 동네에서 우울증을 해결할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중 딸아이가 둘째를 가졌다. 
이대로 낯선 동네에 있다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싶을 때 다시 반포동으로 돌아왔다. 

 

우울증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우울증을 겪기 전에는 어떤 고민도 하룻밤을 넘기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큰 고민거리도 하루 동안 심사숙고해서 해결되지 않으면 쿨하게 잊어버렸죠. 
그렇게 지내오다 한 순가 모든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고 나름 바쁜 일상을 보내도 항상 뭔가 ‘2% 부족하다’ ‘이건 아닌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시 이사해도 그런 느낌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야말로 ‘나를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으로 괴로웠죠. 
하루는 새벽까지 같은 고민으로 잠을 설치다 인터넷으로 시니어 모델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마침 ‘뉴 시니어 라이프’에서 시니어 모델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어 등록 기간 마지막에 아슬아슬하게 신청했죠. 날 기다려준 것 같았어요. 

최선생을 시니어 모델계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극심한 우울증이었다. 예전부터 시니어 모델 수업을 받고 싶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용기가 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모든 것이 
다 부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하자 무엇을 하든 더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자 오히려 용기가 생겨났다. 우울증이 그녀를 가장 행복한 시기로 등을 민 것이다. ‘뉴 시니어 라이프’에서 워킹 연습을 시작하자 행복감이 밀려왔다. 
특히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마음을 나누고 대화하며 우울증은 어느새 옛말이 되어갔다고.

 

여성시대와 올쏘치과는 어떻게 만났나?

 

얼마 전에 제 인스타그램을 본 사진작가가 모델 제안을 했었어요. 처음엔 모르는 사람이라 혹시나 사기 치는 사람이면 어쩌나 해서 몇 번이나 거절했었죠. 하지만 함께 작업해 보니 아, 내가 소질이 있긴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우연히 함께 활동하는 후배가 여성시대란 유명 월간지에서 여성 시니어모델을 위한 라미네이트 이벤트를 올쏘 치과와 하니까 지원해 보라는 거예요. 그 말을 듣자마자 이건 나를 위한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지원을 하였지요. 그리고 결국 이벤트에 당첨되었지요. 
올쏘치과에서 라미네이트를 하기 전에는 고르지 않은 치아 때문에 항상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었지요. 특히 카메라로 클로즈업 할까봐서요. 왜냐면 치아색이나 삐뚤빼뚤한 치아가 신경 쓰여서요. 
올쏘치과 박인출 원장님이 하나하나 잘 신경써주신 덕분에 이젠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활짝 웃게 돼서 다시 태어난 기분이에요. 미소에 자신감이 생겨서 모델 일도 훨씬 더 잘 풀릴 것 같아요. 시니어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제가 행복해지자 모든 일이 잘 풀리나 봐요. 아직 모델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광고와 잡지 화보 모델로도 활동하고 싶어요.

 

 

우선 시작하라

최선생은 많은 나이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미루거나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 시작하라고 권한다. 처음 시도가 어려울 뿐 그 다음 부터는 행복할 일만 남는다면서 말이다. 하고 싶은 일을 주저하는 사람은 두려움에 행복을 주저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남편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고 한다. 바로 “지금이 가장 행복해.”라는 말이다. 앞으로도 시니어 모델로써 더욱 빛날 최선생의 활동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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