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훈 작가가 만난 사람
  • 임계훈 부사장/사진작가
  • 승인 2018.11.0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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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곽 은태 전 세종문화회관 뮤지컬단 연기감독

 

보통의 사람은 어느 누구를 안다고 말하는 데 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랑으로 누구누구를 안다고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 트럼프를 안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인 것을 아는 것일 뿐이지 그 사람을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더군다나 트럼프가 너 알아?’하면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처럼 안다라는 말은 그저 쉽게 내뱉을 말이 아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알다란 말인 야다가 동침하다와 동의어로 쓰인다. 서로 동침할 정도가 되어야 다시 말해 나도 알고 그도 알 정도, 즉 서로 연합한 관계가 되어야 비로소 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누가 기자에게 곽 은태 감독을 아냐고 물으면 분명 서로 아는 사이임에도 내 대답은 글쎄요정도가 될 것이다. 이는 그가 걸어 온 세계를 기자가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세계에서 그의 역량을 기자가 깊이 볼 눈이 없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곽 은태 감독을 이 지면에서 소개하자고 적극 추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글을 써야 되는 상황에서 마감 직전까지 망설였던 것이다.

기자가 곽 감독을 처음 접한 곳은 어느 시니어 단체에서였다. 그 단체의 리더는 곽감독을 언급하며 그와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기회이자 복인지를 매우 강조하였는데 막상 그 말에 기자는 별 감동이 없었다. 왜냐면 곽 은태감독이 누군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 단체에서 곽 감독은 연기지도를 하였는데 기자는 사진작가로 촬영을 하며 그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열 댓 명을 한 분씩 3 분 동안 자기소개를 시킨 뒤 각각 발성과 발음과 호흡에 대한 진단을 하여 주는데 기자도 덕분에 진단을 받으며 깜짝 놀랐다. 평소 기자는 말이 느리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 왔는데 곽 감독은 전혀 생소한 그러나 의미심장한 진단을 내렸다.

임 작가는 말이 느린 것이 아닙니다. 다만 말과 말의 행간이 길 뿐이지요. 그리고 행간이 긴 이유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이미지로 그려져 있지 않고 문자로 생각하며 나오기 때문입니다

곽감독의 전문성에 놀라다

기자는 머리를 망치로 탕하고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행간이 긴 것이지 느린 게 아니다? 그리고 이미지화가 안 되고 문자로 생각한다? 곽 감독의 진단은 정확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은 평소 기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에 금방 알아들을 수 있었다. 기자가 놀란 것은 저 분이 어떤 분이기에 저런 말을 하느냐였다. 아니 연기감독이 뭐지? 뮤지컬배우로 40년 경력이란 것이 어떤 것이지? 저쪽 세계에 있는 분들은 다 저 정도로 전문성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저 분만이 그런 것인가?

 

그 때부터 기자는 곽 감독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쪽 세계에 대해서도 새롭게 접근하게 되었다. 곽 감독은 더하여 말한다. “연기자나 가수들이 대사나 가사를 외우는 방법도 마찬가지예요. 그들은 문자로 외우지 않아요. 그렇게 하면 까먹게 되거나 순서가 뒤죽박죽되기 쉬워요. 그들은 가사나 대사를 이미지화하여 그림으로 연상하여 외웁니다.“

기자는 평소 TV에서 가수들을 보면 궁금한 점이 있었다. 특히 자기노래가 아닌 곡들을 경연 대회 등에서 여러 곡을 부를 때 가사를 어떻게 외워서 하는 지가 항상 의문이었다. 왜냐면 기자가 가사를 잘 못 외우기 때문이다. 곽 감독의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 세계에 있는 분들은 좌 뇌보다 우 뇌를 잘 활용하였던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처음에 밝혔드시 기자가 뮤지컬이나 연기의 세계를 잘 모르기에 곽 은태 감독을 아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자료를 조사해보면 볼수록 곽 감독이 생각보다 아니 내가 아는 것보다는 훨씬 거물이라는 것이다. 58년 개띠인 곽 감독의 배우경력은 거의 40년에 가깝다. 크리스챤으로 1980년 성극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한국에서 초연되었을 때 출연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가 출연한 작품은 뮤지컬과 연극, 심지어 마당극까지 70 여 편에 이른다. 1986년 최 주봉선생의 권유로 그는 28년간을 머물게 된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는 뮤지컬배우로 연기생활의 첫 걸음을 떼었고 서울 정도 600년 기념공연서울사람들에서 주연을 맡고 그 역으로 뮤지컬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올해의 남자 연기자상을 수상하며 이어지는 여러 공연을 통해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라는 애칭을 얻게 된다. 그리고 한네라는 작품으로 제4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 한 뒤 연기력을 인정받아 국립극단의 연극 궁리에서 주인공 장영실을 열연하게 된다.

배우에서 연출자로의 전환

그후 2013년에 그의 연기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배우에서 연출가로의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1312월 연기자로서의 정년을 맞은 곽은태 감독은 2014년 서울시 합창단의 신나는 콘서트 시즌 3’을 연출하여 2017년까지 4년 연속으로 신나는 콘서트의 연출을 맡게 된다.

 

곽감독이 연출한 신나는 콘서트에 대하여 성현그룹의 허 순길회장은 그 감회를 이렇게 밝혔다. “서울시립 합창단 119회 특별 연주회 "신나는 콘서트"70여년 수없는 공연을 봐온 내게 그렇게 큰 울림을 줄줄은 상상도 못했다.

세종 대극장은 여러 번 그 무대를 사용해 봐서 나도 누구보다 극장과 무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 한정된 무대를 교묘하게 이용한 연출력! 물론 협연한 모스틀리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무대 배치. 조명. 모니터화면. 효과. 음향. 그리고 단 두 남녀 시립무용단 단원의 멋진 안무...

100여명이 참여한 무대의 모든 것을 그렇게 연출한 곽 은태감독, 티켓 가격 수 십 만원을 호가하는 세계 어느 유명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의 콘서트도 대중들에게 오늘 같은 그런 감동은 주지 못했으리라!“

신나는 콘서트에 대해 곽감독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연출을 설명한다. “ 매년 역대 급이라고 호평 받았던 서울시립합창단의 신나는 콘서트는 기존 클래식합창과 오페라 합창, 뮤지컬 팝, 대중가요까지 프로그램에 넣고 무용장르와 재즈까지 함께 어우러지게 한 콘서트다. 또한 영상과 입체적 무대와 소품 등의 visual까지 활용하여 기존 합창콘서트의 패러다임을 바꾼 종합무대 연출이다

그 외에 시인들의 축제인 전국 시낭송 대회의 연출도 맡아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하는 곽감독은 최근엔 시니어들의 연기지도와 발성 코치 및 무대연출 쪽으로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뮤지컬배우 105인으로 2013년 일본 잡지 <더 뮤지컬>에도 나온 곽감독은 거기서 서울시 뮤지컬단의 뮤지컬거장으로 소개된다.

곽감독은 자신의 연기인생을 이렇게 정리한다. “선배로서 아니면 연기감독으로서 호흡했던, 무엇보다 아직 식지 않은 애정을 가진 내 몸과 같은 마당에서 이제 새롭게 펼쳐질 새 마당을 기대 한다. 이러한 열정과 기대는 이제까지 나에게 배움을 주셨던 김의경, 표재순, 고인이 되신 김상열, 유경환선생 에게 빚을 갚고, 그 분들이 그리 하셨던 것처럼 나도 배움을 나눠주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자신을 따라 한예종 연극원 학생으로 배우의 길을 가고자 하는 아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로 끝을 맺었다. “아이큐 157인 아들이 다른 길을 가길 원했지만 자신이 행복한 길을 걷겠다는 아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그 아들은 이미 초등학교때부터 배우의 길을 가겠다고 했단다. 장래가 기대되는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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