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5·18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17건 확인
  • 장재진 기자
  • 승인 2018.10.3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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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조사단 "다수의 여성인권침해행위 발견"
향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자료 이관, 추가 조사 예정

[여성시대]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어요”
“정신과 치료도 받아봤지만 성폭행 당한 것이 잊혀지지 않아요”
“가족에게도, 그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었어요” 
“나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춰버렸어요”
“육체적 고통보다 성폭행당한 정신적인 상처가 더 커요”

5 · 18 계엄군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진술 사례다.

여성가족부(장관 진선미)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 국방부(장관 정경두)가 공동 구성·운영한 ‘5ㆍ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단장 여성가족부 차관 이숙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조영선, 이하 공동조사단)은 10월 31일 활동을 종료하고,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내용 총 17건과 이외 연행ㆍ구금된 피해자 및 일반시민에 대한 성추행, 성고문 등 여성인권침해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5월 5ㆍ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의 증언이 나온 것을 계기로,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는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해 발생한 여성인권침해행위 전반에 대해 지난 6월부터 10월 말까지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총으로 위협 성폭행" 피해자 나이 10대~30대로 학생·주부 등 다양 

공동조사단은 ▲피해 접수 ▲면담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 검토 ▲5ㆍ18 관련 자료 분석 등의 방법으로 조사를 실시해, 중복된 사례를 제외하고 총 17건의 성폭행 피해사례 등을 확인했다.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성폭행의 경우 시민군이 조직화되기 전인 민주화운동 초기(5.19~21)에 광주시내에서 대다수 발생하였고, 피해자 나이는 10대~30대였으며, 직업은 학생, 주부, 생업 종사 등 다양했다.

피해자 대다수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군복을 착용한 다수(2명 이상)의 군인들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했고,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 기억 속에 갇혀 제대로 치유 받지 못한 채 당시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로 고통을 호소했다.

연행ㆍ구금된 여성 피해자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성고문을 비롯한 각종 폭력행위에 노출됐다. 또한,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여학생,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 등 여성인권침해행위도 다수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동조사단의 접수창구를 통해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12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상담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7건은 성폭행, 1건은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피해일은 5ㆍ18 초기인 5월 19일~21일경이 대다수였고, 장소는 초기 광주시내(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에서 중후반 광주외곽지역(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변화했다.

이는 당시 계엄군의 상황일지를 통해 확인한 병력배치 및 부대이동 경로와 유사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

또한,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상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사례의 경우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 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를 검토한 결과, 성폭행 12건을 포함해 총 45건의 여성인권침해행위에 대한 내용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성폭행 관련 내용 12건, 연행ㆍ구금 시 성적 가혹행위 등이 33건으로 나타났다. 구타, 욕설 등 일반적 폭력 행위는 조사범위 상 검토범위에서 제외됐다.

공동고조사단은 "다만,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 상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열람이 제한되어 면담 등 추가적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으며, 향후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ㆍ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소장중인 자료총서(61권)를 비롯하여 그간 발간된 출판물(22권), 약 500여명에 대한 구술자료, 이외 각종 보고서 및 방송ㆍ통계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성폭행 4건을 포함해 총 12건의 직접적 피해사례를 발견했다.

직접적 피해자로 파악된 사례는 총 12건으로, 이 중 4건은 성폭행, 3건은 유방ㆍ성기 등에 자창 관련 기록 존재, 2건은 상무대 등에서 고문, 3건은 구타 및 성적 위협과 관련된 내용이었으며, 이외 다수의 목격 증언도 확인했다.

"피해자 명예회복과 지원, 가해자 조사 필요"

한편, 공동조사단은 피해자 면담과정에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5ㆍ18에 대한 이해와 상담 경험을 동시에 가진 전문가를 조사관과 함께 파견해 지원하도록 했다. 또한,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전문 트라우마 치유기관에 심리치료를 연계했다.

공동조사단은 그간 활동을 바탕으로 피해자 명예회복과 지원, 가해자(또는 소속부대) 조사, 향후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과정에 있어 다음과 같은 사항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지원 관련 ▲국가의 공식적 사과 표명 및 재발방지 약속 ▲국가폭력 피해자 치유를 위한 국가수준의 ‘국가폭력 트라우마센터’ 건립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 분위기 조성 ▲보상 심의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별도의 구제절차 마련 등이다.

이 밖에 ▲5ㆍ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상 조사범위에 성폭력을 명시하는 법 개정 ▲5ㆍ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내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별도의 소위원회 설치 등의 검토 및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조사결과가 담긴 관련 자료일체를 향후 출범 예정인 ‘5ㆍ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이관해 성폭력을 비롯한 여성인권침해행위와 관련된 추가 조사가 진행되도록 할 방침이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조사는 진실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적 제약 등으로 당시 일어난 성폭력 전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장인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과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는 그간 사회적 논의의 범주에서 소외됐던 5ㆍ18 관련 여성인권 침해행위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처음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확인했다는 데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5.18관련단체들,"5·18 성폭력가해자 철저히 추적해야"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등 5.18민주유공자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30일 "5·18 당시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추적과 단죄를 촉구했다.

5.18 단체들은 이날 "5.18 계엄군의 끔찍한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조사과정에서 나온 가해자들의 이름과 인상착의, 계급, 부대 등을 철저히 추적해 반인륜적 범죄행위는 그 진실이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을 확인해 주기를 바라며,피해자로 확인된 여성들에 대해 사려깊은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지속적이며 심층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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