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인 노동자들은 왜 고공 시위를 하는가?
  • 이윤경 토론토대학 사회학과 교수
  • 승인 2018.10.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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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대] 다음은 이윤경 토론토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동아시아재단에서 발행한 '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 제106호에 게재한 글로써 한국노동자들의 노동운동과 문제점, 해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본지는 동아시아재단이 제공한 이 글을 요약 전제한다.<편집자주>

한국 노동자들은 전투적인 노동운동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2000년대 들어 독특한 두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노사분쟁이 뚜렷한 성과 없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노동자들은 억압적인 노동 정책에 저항하기 위하여 고공 시위 (시위대들이 장시간 광고탑이나 발전소의 굴뚝 같이 높은 구조물에 올라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형태의 시위) 또는 자살 시위 같이 고독하면서도 자해적인 성향의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인 시위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이동성이 높은 자본과 이동성이 낮은 노동 간의 힘의 불균형, 대규모 정리해고, 노동의 불안정성 등과 같은 다양한 기업 구조 조정 방식, 그리고 특히 과거의 보수 정권 하에서 기업의 이익과 결탁한 정치 제도 등이 있다. 기업의 불법 행위들은 법적 심판을 피해나가는 반면 노동자들의 집단 행동은 일방적으로 범죄시 되어 가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공식적인 분쟁 해결 방식에 대한 신뢰를 잃고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던 것이다.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오랫동안 지연되어온 몇몇 노동 분쟁들을 종식시키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한국의 분쟁적인 노사 관계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노조를 협상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함을 깨닫고, 국가 기관은 기업과 노동자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공정성을 개선해야 한다.

서울, 노동 시위의 도시

서울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흥미롭고 역동적인 거대 도시이다. 그러나 서울은 매일 수많은 시위가 벌어지는 정치적 대결의 온상이기도 하다. 노동자들의 불만은 자신들이 고용되어 있었던, 또는 해고를 당했던 일터에서 생겨난 것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한다. 광화문 광장, 청와대, 국회와 같은 서울의 주요 정치 랜드마크에는 장기간의 노동 시위를 위해 설치된 텐트가 마치 도시의 영구적인 고정물처럼 설치되어 있다. 스카이라인을 따라 노동권을 위해 투쟁하는 소수의 노동조합원들이 점령한 광고 타워들과 발전소 굴뚝들이 보인다. 소위 ‘고공 시위자’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은 짧게는 수 개월, 길면 1년 이상을 높은 고도의 구조물 위에서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 생활하며 자해성 시위를 해오고 있다. 높은 부동산 가격과 명문 학교들이 자리한 지역으로 알려진 서울의 목동이라는 곳을 지나가게 되면, 지상으로부터 약 75미터 가량 되는 발전소 굴뚝 꼭대기에 설치된 텐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핀텍 노동자 2명으로 구성된 고공 시위대인데 해고당한 동료 직원들의 복직을 주장하며 2017년 11월 12일부터 약 11개월간 시위를 해오고 있다. 왜 한국의 노동자들은 정치적인 상징물이자 구조적으로 위험천만한 장소를 오랜 기간에 걸쳐 점거하고 이런 극단적인 형태의 시위에 의지하고 있는가?

노동 시장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노동력의 계층화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따라 노동자들은 고용 상태에 따라 계층화되고 노동 시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고충이 엇갈렸다. 오늘날 정규직으로 대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노동 조합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고용 불안정이다. 명칭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명예로운 은퇴'라는 명분하에 기업들은 경영 합리화 등 사업적인 필요성을 이유로 쉽게 대규모 정리 해고에 나선다. 이들 기업의 노동 조합은 막대한 인력 감축에 대해 공격적인 파업으로 항의하지만 개정된 노동법에 따르면 이것은 "불법"이다. 해고된 노동자의 재취업 (특히 중년을 넘긴 경우)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

해고된 사람들은 대개 자영업과 같이 이미 과밀화된 서비스 부문으로 옮겨가게 되는데, 이런 1인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노동자’로 간주되지 않고 저임금, 고부채, 고용불안정에 노출된 ‘자영업자’ 범주에 속하게 된다. 따라서 안전한 일자리를 잃은 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절박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해고는 죽음”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현상은 기업의 괜찮은 정규직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서비스 분야의 불안정한 비정규직에 속한 노동자 사이의 커다란 간극을 보여준다.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 조정의 또 다른 측면은 비정규적이고 불안정한 일자리의 증가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국 전체 노동자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채용의 격차는 심각한데, 비정규직 노동자는 낮은 임금과 직업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고, 차별 대우 및 법적 보호, 또는 이들을 대변하는 조직적 장치가 결여되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시급의 66퍼센트(12,076원)를 받으며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보장 프로그램 및 기타 혜택 (유급 휴가 및 보너스)에 있어서도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굉장히 낮은 비율로 지원을 받고 있다. 더욱이 여성 및 청년 노동자들의 경우는 노동시장 내의 위계에 있어서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남성 및 중장년 노동자들에 비해 더 큰 취약성에 노출되어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고용 안정과 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관심사이다. 특히 같은 직장에서 정규직과 거의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경우 핵심 문제는 정규직으로의 전환이다. 예를 들어, 현대 자동차의 생산라인에서는 정규직 노동자가 오른쪽 바퀴를 조립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왼쪽 바퀴를 조립한다. 그들은 동일한 노동을 수행하지만 임금, 수당 및 고용 안정과 관련하여 고용 상태가 서로 다르다.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핵심 슬로건은 "비정규직 고용을 폐지하라"는 것이며 그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노동 계약 조건 등의 협상을 위한 노동 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다.

노동자와 노동 조합의 치열한 전투

한국의 노동자들은 집단 행동이나 고용주와의 협상을 통해 의미 있는 양보를 이끌어 내는데 있어 극도로 가혹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첫째, 한국 경제의 신자유주의 구조 조정으로 인해 자본과 노동 사이의 관계에 있어 이미 자본 쪽으로 편향된 협상력을 더욱 강화시켜 주었다. 이동이 더욱 자유로워 짐에 따라 한국의 기업들은 노동 조합 및 높은 인건비를 피하기 위해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해외로 이동한다. 외국 자본은 한국 기업을 인수하지만 경영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줄인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국내 노동자들은 초국경 이동 자본에 대항해 의미 있는 이득을 얻을 수 없다. 지방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동 조합 결성 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초국가적 자본에 맞서기 위해 국가간 노동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재원이 제한되어 있는 노동 운동 여건에 있어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힘든 일이다.

둘째, 이윤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 조합의 합법적인 집단 행동의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노동법 개혁을 요구했다. 1997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임시직 노동자 고용 조건 및 대규모 정리 해고를 통해 직원을 해고하는 조건을 완화하는 한편, 노동쟁의를 위한 합법적 근거로서 일자리 감축 부분을 제외시켰다. 경영 합리화의 미명 아래 고용주는 대량 해고 및 공장 폐쇄를 손쉽게 결정할 수 있으며 고도로 복잡한 하도급 및 아웃 소싱 계층 구조로 생산 및 서비스 시스템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대규모 인력 감축, 공장 이전 및 아웃소싱으로 인해 노동자는 끊임없이 불안정성과 내부 계층 구조에 노출되고 있다. 계층화된 고용 구조 하에서 노동자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어질 뿐만 아니라, 원청 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와 자회사/하도급 회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로 나뉘고 그 안에서 다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고도로 계층화된 노동 시장 환경은 노동 조합이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공동의 대의를 위한 노동자 단결을 어렵게 만든다.

셋째,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은 노동자들의 집단 행동을 억압하기 위해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노무 컨설턴트” (공인 노무사 또는 민간 보안 회사)를 불러들여 독립 노조 내에서의 폭력 및 분파 선동, 친기업 성향의 제 2노조 설립, 노동자들의 집단 행동을 강력하게 진압하기 위한 사설 보안 요원 고용 등을 비롯한 노조 활동 계획을 무산 시키는 행동을 일삼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에 대한 수사 결과,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노무 컨설턴트” 및 “한국경영자총협회” 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기업 및 자회사의 노조 파괴 계획을 조율하고 자금을 조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몇 년간 한국 기업들이 노조 탄압을 위해 선택한 또 다른 잔인한 방법은 피해 보상 소송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법무부)와 기업은 노동 쟁의 기간 동안 손해 배상을 위해 소송을 일상적으로 활용해왔다. 이 소송은 노조와 개인 노동자에게 엄청난 금전적 부담을 부과하는데, 특히 진보적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KCTU) 소속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기업들은 1997 년 개정 노동법이 노동 쟁의의 합법적 근거로서 대규모 정리 해고를 배제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노동자의 집단 행동 중 발생하는 (실제 및 예상되는) 손해에 대해 노동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법원은 파업의 근거가 여러 개인 경우에도 합법적인 파업에 대한 협의적 해석을 통해 기업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일이 잦다. 노조 파업이 불법으로 판명될 때 기업들은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의 금속노조 연맹의 핵심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청구된 손해 배상액은 2002년에서 2017년 사이 345억 원에서 1,867억 원(3,000만 달러에서 1.63억 달러)으로 5배가 증가했다.

게다가 검찰, 경찰, 법원과 같은 국가 기관은 사회에서 상충하는 이해 관계에서 중립적인 중재자로서의 역할보다는 비즈니스 이익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곤 하였다. 이러한 반(反) 노동 편향은 이명박(2008-2012)과 박근혜(2012-2017년, 3월 탄핵)의 보수적인 정부가 정치적 반대를 억압하기 위해 국가 기관을 동원하면서 두드러졌는데 현재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정치적 맥락에서 노동자들이 경영진과 협상을 하거나 법적 절차를 통해 개정을 이끌어내는 등의 의미 있는 양보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다시 말해, 이동성이 높은 자본과 이동성이 낮은 노동 사이의 힘의 불균형, 기업의 다양한 구조 조정 방식, 재계의 이익과 결탁한 정치 제도가 모두 한데 어우러져 노동자들이 노동 조합을 형성하는 것조차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노동자의 집단 행동이 일방적으로 범죄시 되고, 기업의 불법 활동이 법적 심판을 피해가거나 쉽게 용서 받게 될 때, 노동자는 분쟁 해결의 공식 채널에 대한 신뢰를 잃고 대안적인 방법을 찾아 정치적 조정을 요구하게 된다.

장기화된 시위와 극단적인 레퍼토리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상황 하에서 한국의 노동자 시위에서는 두 가지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노동자의 집단 행동은 실질적인 결과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시위는 수 년, 때로는 10년 넘게 지속된다는 점에서 장기 시위 사업장 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노동 운동가들은 여러 시위 방식을 통해 장기간 시위 장소를 점거하거나 여러 장소를 순회한다. 불공정한 노동 관행, 가혹한 억압 또는 고용 해고 등이 특정 작업장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해도 노동자들은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 서울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은 국가적인 관심과 정치적 구제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서울의 주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배너들, 텐트들 그리고 시위-예술 구조물들은 이러한 장기적인 노동 투쟁을 대변한다.

최근 노동 쟁의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상황은 시위대가 극단적인 형태의 저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립 라인 방해 또는 대중 집회와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집단 행동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단식 투쟁, 삭발 투쟁, 1인 시위, 캠프 시위, 삼보 일배 등과 같은 외롭고 자해적인 방식의 극단적인 레퍼토리를 선택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지는 특징은 노동 억압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고공 시위와 자살 시위의 증가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고공 시위 횟수가 늘어났는데 이는 대부분의 장기 시위자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이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1990년에서 1999년 사이에는 고공 시위 사례가 9건에 불과했지만 이 위험한 형태의 시위 건수가 2000년대 들어 100건 이상으로 치솟았다. 노동자들은 다른 여러 가지 시위 방법을 다 시도해본 뒤, 이목을 끌기 위해 다양한 고층 구조물을 선택해 그곳에 오른다. 새로운 레퍼토리인 고공 시위는 앞서 언급했던 목동의 경우와 같이 서울뿐 아니라 산업 도시 전체에 퍼져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극단적인 노동 저항의 방식 중 하나는 노동자가 노동 탄압에 대한 저항과 좌절로 삶을 끝내는 것이다. 고공 시위 증가와 마찬가지로 2000년대에는 노동자들의 자살 시위가 증가했다. 자살의 배경에는 노동 운동가들의 실패 원인에 대한 좌절뿐만 아니라 앞서 설명한 고용주가 사용하는 구체적인 반(反) 노동 전술의 하나인 손해배상소송의 결과가 야기하는 엄청난 부담이 있다. 손해배상소송으로 인한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부담은 여러 노조 활동가들의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2003년 두산 중공업의 배달호, 2012년 한진 중공업의 최강서, 2015년 히디스 전자의 배재형, 2016년 유성의 한광호는 모두 손해배상소송으로 인한 무거운 재정적인 부담에 대한 내용을 유서에 남기고 자살했다.

2009년 대규모 정리 해고에 대한 노동 쟁의로 시작된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극단적인 레퍼토리를 포함하는 장기간 시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9년 약 2개월간 지속된 파업은 특수 기동대와 사설 보안 요원의 잔악무도한 폭력으로 진압되었다. 그 여파로 노동 조합원 22명이 구속되었고 손해배상소송 패소의 결과로 170억원(1억 5,500만 달러)의 배상금 판결을 낳았다. 파업 기간 동안 발생한 극심한 폭력으로 인한 외상 후 증후군과 관련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해고 및 손해배상소송으로 인한 재정적인 부담 그리고 조정 부재에 대한 좌절로 인해 30명(쌍용 노동자 27명, 배우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30명 중 9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 지도부들은 단식 투쟁, 야영 시위, 삼보 일배 행진, 고공 시위에 나섰다(2012-2013년 7개월, 2014-2015년 3.5개월).

민주주의 정권 효과?

한국이 힘겹게 일군 민주주의 파괴에 일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수감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개혁 중심의 정치 세력이 2017년 5월 등장하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목할 만한 몇 가지 노동 현안이 정치적 해결점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기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였고 그 상징적인 첫걸음으로 2017년 서울 인천 국제 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 한국 철도 공사의 신임 사장은 2006년 한국고속철도에서 해고당한 여승무원들의 복직에 합의하였다. 2018년 여름에는 쌍용차의 해고 노동자 자살 사태가 이 장기화된 노동 분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켰고 노사정 위원회 위원장은 쌍용 임원단과 노조가 남아 있는 모든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는데 합의토록 했다.

이는 정부의 개입이 한국 내 장기간의 노동 분쟁을 어떻게 종결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들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발성을 띠는 중앙 정부 개입은 극단적인 형태의 노동 시위를 감소시키는 데에는 완벽한 답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기업들은 노조를 협상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 국가 기관들은 기업과 노동자가 법 앞에 평등함을 보여줌으로써 편파성을 개선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노사 협상, 삼자 협의, 법적 절차 등 분쟁 조정 채널이 국민의 신뢰와 정당성을 확보하고 법의 집행과 법률 및 협약의 공정한 집행이 이루어지면 한국 노동자들은 분명히 지난 10년간 증가해 왔던 고공 시위나 자살 시위와 같은 극단적이거나 급진적인 대립의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고문의 견해는 필자의 개인 의견이지 동아시아 재단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동아시아재단측은 밝혔다)

필자소개

이윤경 교수
이윤경 교수

이윤경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노동 정치, 사회 운동, 정치적 대표성,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치경제를 주요 분야로 연구하고 있는 정치사회학자이다. 듀크 대학교 (Duke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06년부터 10년간 SUNY-Binghamton의 사회학 부교수로 재직한 뒤 2016년부터 토론토 대학교 사회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이윤경은 또한 한국 국제교류재단 (Korea Foundation) 의 한국학 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투적 혹은 당파적: 한국과 대만의 노동 조합과 민주 정치” (스탠포드 대학 출판사 2011), 이외에 Globalizations, Studies in Comparative International Development, Asian Survey,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Critical Asian Studies, Global Asia, Korea Observer 등에 다수의 논문을 기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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