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과연 필요한 제도인가?
  • 여성시대 Live
  • 승인 2018.09.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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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뜨거운 감자 ‘국민연금’의 허와 실. 노후대책의 중요 수단으로 사회보장제도의 일종인 ‘국민연금’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과연 나의 노후에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는 불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 이러한 생각을 반영이라도 하듯,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과 관련한 청원이 1천 건이 넘는다고 한다. 국내에 국민연급이 도입된 지는 약 30년. 짧은 기간으로 인하여 제도에 대한 불만들이 표출되곤 한다. 이는 제도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 까닭이다.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나면서 과연 국민연금 제도가 꼭 필요한지, 그 허와 실을 살펴본다.

함현규 노후준비 전문 강사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삶

2009년 UN은 평균수명이 80세가 넘는 나라들이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들어섰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포함된다. ‘평균수명 80세’라는 것은 실제론 90세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 평균수명보다 여자 평균수명이 5년 이상 더 길고, 대다수의 부부들은 남자가 연상인 경우가 많아(평균 3살 정도 연상), 남편이 사망한 뒤 부인 혼자 10년 가까운 세월을 혼자 살아야 한다. 이제는 다른 면을 살펴보자. 최근 정년퇴직연령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는 법률(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50대 중반에 직장을 떠난 경우들이 많았다.

그럼 5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평균수명까지만 산다고 하더라도 25년의 삶을 살아야 하고, 남편이 사망할 경우 아내는 홀로 남아 약 1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약 30년의 소득활동 기간 동안 자녀들을 키워 결혼 시키고, 25~3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살아야 할 노후 자금까지, 목돈이 필요하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결국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짜장면 값, 30년 동안 7배 올라
노후자금의 변수 고려해야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그런 삶을 사는 것보다는 스스로 준비한 노후자금으로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후 자금은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단순히 한 달에 1백만 원을 쓴다고 가정 했을 때 30년을 산다고 하면, 3억 6천만 원을 준비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어려운 숫자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반영해야 할 변수들이 있다. 물가 인상과 노후 의료비라는 복병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것.

국민연금제도가 만들어지고 올해가 30년이 되는 해이다. 지금 5,000원 내외의 가격으로 사먹을 수 있는 짜장면은 30년 전 700원 내외였다. 약 7배가 오른 셈이다. 그렇다면 현재 1백만 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30년 후에는 700만원을 써야 동일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짜장면 값 하나만으로 비교하기에는 기타 변수들도 있지만, 어쨌든 이런 변수들이 고려된 노후 자금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연금이라면 꼭 확인할 것
평생 지급되는가? 실질가치는?

그런 노후자금의 변수를 고려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품(?)이 연금 상품이다. 그러면 연금 상품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생 지급되어야 한다. 즉 본인이 생존하는 동안 평생 지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 사망하고 난 뒤, 배우자에게도 평생 지급된다면 금상첨화다. 시중에 있는 상품 중에는 생명보험사에 해당되는 상품들이 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의 상품 중에도 본인 사망 후 배우자에게까지 평생 지급되는 상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회사, 손해보험회사에는 본인에게도 평생 지급되는 상품은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몇 살까지 살지, 배우자는 몇 살까지 살지 모르는 상태에서 10년, 20년 보장되는 상품은 나의 노후를 보장하지 못한다. 더욱이 평균 수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생존기간 동안의 평생지급이라는 조건은 결코 가볍게 생각할 조건이 아니다.

둘째, 실질가치가 유지되어야 한다. ‘실질가치의유지’라는 것은 지금 점심으로 짜장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면 30년 후에도 점심으로 짜장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물가인상률만큼 인상된 연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물가인상률만큼은 아니지만, 체증식이라고 해서 일정금액을 올려주는 상품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이런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금의 필수조건을 다 충족하는
공적연금제도

그렇다면 연금으로서의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상품은 있는가? 아마도 없다가 정답일 것이다. 다만 상품이 아닌 제도로서 공적연금제도가 존재한다. 공적연금제도는 대부분 가입이 특정한 사람들만으로 제한되어 있다. 즉,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군인연금 그리고 별정우체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별정우체국연금 등이다.

회사를 다니거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는 없는가? 아니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가 바로 국민연금제도이다. 국민연금제도는 1988년 10인 이상의 근로자가있는 회사(사업장)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우여곡절 끝에 1999년 전 국민에게 확대 시행된 공적연금제도이다.

국민연금제도의 평생지급, 실질가치 유지 기능

국민연금제도는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 같은 단기보험이 아니라 아주 긴 기간 유지되어야 하는 장기보험제도이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만 가입기간을 유지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0년만으로는 돌려받는 연금 액수가 적어, 연금으로 어느 정도 생활을 유지하겠다면 20~30년 정도는 더 가입해야 된다.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제도는 가입 즉시 또는 가입 후 180일 이후부터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단기보험과는 다르다. 연급 지급 기간도 20~30년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29년째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분들도 있고, 26년째 노령연금을 지급받는 분들도 있다. 이 분들이 살아계신 한 이 지급기간은 계속 늘어나고, 새롭게 연금을 지급받게 되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국민연금제도의 실질가치 유지기능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연금을 지급받기 시작한 이후이고, 하나는 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간 동안의 실질가치 유지 기능이다. 연금을 지급받기 시작하게되면, 매년 소비자 물가 인상률에 의해 지급되던 연금액이 인상되므로, 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국민연금만 한 효자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5년 100을 기준했을 때 1988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35.3, 2017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2.9라고 한다. 1989년부터 유족연금이나 장애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29년째 연금을 받으면서, 최초로 받은 연금액의 3배에 가까운 연금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맞다. 그리고 1993년부터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26년째 연금을 받으면서 2배가 조금 넘는 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가입기간 중의 실질가치 유지기능은 왜 필요한가? 국민연금제도는 전체 가입기간 동안 납부한 보험료를 기초로 하여 연금지급액이 산정된다. 가입기간이 20년 이상 되면 20년 전에 납부한 보험료의 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해 줄 필요가 있다. 즉 20년 전에 짜장면 한 그릇 값의 보험료를 납부 했다면 연금을 지급받는 시점의 짜장면 한 그릇 값의 보험료로 환산하여 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으로 인하여 국민연금제도는 납부한 금액과 함께 납부 기간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뜨거운 이슈가 된 이유

나름 합리적이고 국민들의 노후를 위하는 국민연금제도가 갑자기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는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 등을 판단하는 재정계산을 하는 해로, 연금을 지급하기 위한 기금의 규모가 현재는 어떤지, 장기적으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재정계산제도라는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을 검사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국민연금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이 이슈화 되고, 그에 따른 나름의 대책들이 확정된 제도가 아닌 방안으로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은 정부와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보완되고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제도로서의 틀을 갖추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공적연금제도 중 국민연금 외
나머지 연금제도 가입자들 만족도 높아

평생지급과, 실질가치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공적연금제도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총 다섯 가지다. 나머지 네 가지 연금제도의 가입대상자들 중에는 자신들의 연금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없다. 왜 그럴까?

별정 우체국 연금을 제외한 세 연금제도의 역사가 국민연금제도보다 오래되어서 실질적으로 연금을 받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 해당 연금제도의 장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까닭이라고 본다. 국민연금 가입자들도 제도의 좋은 점은 알겠는데, 혹시라도 나는 못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에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더더욱 분명히 해야 할 것이 빈대를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노후생활에 꼭 필요한 최후 보루

어찌 되었든 100세 시대는 이미 우리 눈앞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우리들이 생산 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기간은 그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제도를 잘 가꾸어서 나의 노후생활의 든든한 동반자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나의 노후생활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로서의 국민연금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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