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모델 최초 동덕여대 모델과 대학원 입학한 이라희
  • 에디터 정숙영 사진 임계훈
  • 승인 2018.09.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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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을 넘어 롤모델을 꿈꾸다!

Cover Story

 

우리나라 모델학과로는 유일하게 대학원이 있는 동덕여대에, 최초로 시니어모델이 입학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9월 이후 각종 언론과 매체에 소개가 되기에 앞서, 액티브 시니어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본지가 우선적으로 만나지 않을 수 없는 일.
인생의 절반을 지나보낸 지금, 여성이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선망의 직업이자, 젊은 사람조차 도전하고 성취하기 어려운 ‘모델’이 된 주인공은 누구일까?

사업가의 아내이자, 음악도 딸들의 엄마이자, 양가 부모님을 살뜰히 챙겨온 딸과 며느리이자, 20여 년 회사생활을 해 온, 평범하지만 범상치 않게 부지런했던 한 여성이 런웨이를 당당히 걸어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델로 서게 된 스토리, 그 스토리의 주인공 이라희 모델을 만나 보았다.
 

시니어모델 최초

동덕여대 모델학과 대학원 입학  이라희

모델을 넘어 롤모델을 꿈꾸다!

 

에디터 정숙영 jungsy79@naver.com / 사진 임계훈 inheritz@naver.com

 

‘모델 되는 법 알려 주세요’, ‘동덕여대 모델학과 어렵나요?’ 등의 질문을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종종 접하곤 한다. 현재 청소년들 장래희망 중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는 모델은 불과 20, 30년 전만 해도 보수적이었던 한국사회에서 사실 다소 부담스러운 직업이었다. 70년대 이전 출생자들은 꿈꿔도 집안 어른들의 반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할 상황이었던 것.

그러나 이제는 ‘젊고 마르고 어린 모델’을 선호하던 시대에서조차 탈피하여, 다양한 인종과 빅사이즈의 모델, 나이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시니어모델까지 증가 추세다.

 

전문성 갖춘 시니어모델 1호

탑모델 한혜진이 석사과정을 밟는 것으로도 유명한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대학 모델과 대학원에 1966년생인 이라희 씨가 합격했다.

동덕여대 모델학과는 체계적인 모델교육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곳. 특히 패션 모델계의 원로이며, 한국모델학회장을 맡고 있는 ‘미운 오리 김동수’ 교수가 담당하고 있기로 유명하다.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모델계의 선두주자가 될 이라희 씨는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되었을까?

**20대 못지않은 바디라인
- 이라희 모델의 뷰티 시크릿 3

1. 식이요법을 철저하게 지켜라.
-밀가루 음식은 NO!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
-저녁에 밥은 절대 적게
2. 밥 먹듯 운동하라.
3. 많이 웃어라.

“저는 대학 졸업 후 꾸준히 일을 해 왔지만, 사업가의 아내이자 음악도인 두 딸을 뒷바라지하는 엄마로써, 사실 커리어를 쌓는 것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백세시대’라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저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더라고요. (웃음) 젊은 시절 동경했던 모델에 대한 꿈을 이제라도 이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전문적인 모델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라희 씨의 고민은 비단 혼자만의 것이 아닌, 우리나라 시니어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일 것이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는 단순히 오래 사는(living longer) 것이 아닌, 잘 사는(living well) 인생이 되어야 하기에,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끝내고도 아직 한참 남은 인생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낼까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

 

제2의 인생을 대하는 자세

남들은 대개 취미로 하는 시니어모델을, 이라희 씨는 왜 업계 최고 대학원까지 입학하며 어려운 공부를 하려는 것일까?

 

“시니어모델로 각종 행사와 공연에 참여하며 즐거움과 보람을 정말 많이 느꼈어요. 그러면서 모델이란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델은 외면을 보여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내면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이고 양질의 교육을 받고자 대학원에 진학했지요. 저는 이왕 하려면 제대로 알고,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조금 예뻐서 모델을 한다는 것은 프로의식이 없는 것이란 생각입니다.”

 

당찬 그녀의 소신 있는 직업관이다. 마주보는 사람조차 기분 좋게 만들며 활짝 웃는 모습은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와 호기로우면서도 마치 소녀처럼 맑았다. 이라희 모델은 인터뷰에 앞서, 여러 벌의 옷, 구두, 모자 등 패션소품을 완벽하게 준비해 왔다. 이것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성실하고 꼼꼼하며, 이 일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큰 사람인 만큼, 입학 준비가 어렵지는 않았을까? 오랜만에 하는 공부인데다, 하필 모델학과에서 딸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말이다.

 

“나이 50이 넘어 모델학과에 들어가려니, 시험에 대한 압박보다 주변 시선이 너무 의식되어서 힘들었어요. 원서 제출을 하고 나서도 면접을 보러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때 힘이 된 것은 어느덧 훌쩍 커버린 첫째 딸이었다. “엄마는 준비된 사람이야. 엄마가 아니면 누가 붙어. 자신감 갖고 공부해.”

두 아이를 키우며, ‘안 되는 것은 없다’는 젊은 날의 자신만만함은 사라지고, 세상살이에 지쳐 겸손해진 정도가 아니라 의기소침해진 그녀에게 첫째 딸의 조언은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실기를 보러 가니, 학생들이 다들 제가 교수인 줄 알고 인사하더라고요. 교수님들도 ‘여길 어떻게 오셨냐’며 놀라셨죠.(웃음)”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면접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 오랜만의 공부요, 면접이니, 사실 얼마나 떨리고 긴장이 되었을까. 이라희 씨는 열심히 대답을 하면서도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며, 긴장감이 상당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때 김동수 교수가 따뜻하게 대해줘서 큰 감동과 위로가 되었다며, 김 교수에 대한 고마움을 피력했다.

15년간 입시 뒷바라지

이젠 가족이 든든한 지원자

“사실 제 딸도 동덕여대생이라, 학교를 같이 다녀요. 엄마와 딸이 동문인 셈이죠.”

딸과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하며 추억도 쌓고 서로에게 장래를 도모하는 힘이 되고자, 이라희 씨는 딸이 있는 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비올라 전공인 딸은 17:1의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들어간 재원이라고. 이런 딸을 보며 이라희 씨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6살 터울의 두 딸을 모두 음악도로 키워내며 예술중학교부터 대학까지 15년간 입시 뒷바라지를 해 온 피로감이 상당할 텐데도, 여전히 딸들에 대한 걱정이 자신보다 커 보여, 그녀 역시 대한민국 엄마임을 실감케 했다.

그러면서 “저 빼고는 다 현역 모델들이라 함께 공부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사실 커요. 그렇지만 같이 학교 다니는 딸이 도와줄 것을 기대하고 있답니다.”라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는 어릴 적 꿈이 미스코리아였는데, 대학교 때까지 통통해서 주변에서 외모랑 어울리지 않는 꿈이라고 놀림을 받았어요. 또 위로 오빠가 넷인데다, 공직에 계신 아버지까지 집안 분위기가 엄한 탓에 꿈도 꿀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 꿈을 포기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도 많이 하고, 회사 다니면서 취미로 극단 활동도 했습니다.”

 

젊은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그동안 헌신적으로 희생해 온 그녀의 노고를 알기에 기꺼이 찬성했다고.

 

런웨이를 걸을 때 살아 있다고 느껴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제2의 인생은 의미가 없다.’는 이라희 모델은 가족이 없었다면 꿈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고, 꿈을 이루려 노력하면서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고 말한다.

 

“런웨이를 걸을 때 살아있다고 느낍니다. ‘아, 이게 나구나.’란 생각이 들죠. 또 런웨이를 함께 걷는 동료들을 보며,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걸어갈 친구들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덧붙여, 삶의 모든 순간이 무대라는 생각이 들어 순간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다고. 이토록 끼 많은 그녀는 그동안 어떻게 그 열정을 숨기고 살았을까.

‘비언어 커뮤니케이터’인 모델은 대사가 없는 대신, 태도와 표정과 걸음걸이로 모든 것을 말해 준다. 특히 시니어모델은 모델로서의 역할은 당연히 감당할 뿐 아니라, 살아온 그간의 삶으로 다른 이들의 ‘롤모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씨나와 함께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돼,

아마추어 실력을 넘어선 프로

“시니어는 위기가 아닌 기회예요. 자신의 삶을 스스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거죠.”

이라희 모델은 한국시니어종합예술원, 비영리 법인 ‘New Seena(씨나)’와 문화예술전문사단법인단체인 한국예총이 기획한 시니어모델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으며 모델 활동을 시작해, 최근 몇 년 간 수많은 행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무대를 빛내왔다.

2017년 7월 원주댄싱대회에 출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최근 서울시에서 주최한 댄스대회에서는 참가자 200팀 중 선발되어, 올 10월 KBS에서 결승전이 방영될 예정이다. 또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국제쥬얼리쇼에 초대받아 한국전통궁중한복 현대한복패션쇼를 하고 왔으며, 2018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메달 플라자) 예술인총회 전통궁중의상 패션쇼는 전 세계적으로 뉴스가 보도되어 나갔다.

 

**경력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모델학과

-한국시니어종합예술원 씨나 수료

-문화예술전문사단법인단체 한국예총 시니어모델 아카데미 수료

-2017.7 원주댄싱대회

-2017.12 한류전통국민선발대회 댄스 부문

-2017.12 예술인총회명인한복대전

-2018.1 평창동계올림픽 D-50 성공기원 ‘전통의상패션쇼’

-2018.3 월드워터퀸선발대회 ‘선’ 선발

-2018.7 명인한복패션쇼

-2018.8 DMZ아트페스타

-2018.9 서울시 주최 댄스대회 입선

-2018.8 말레이시아 국제쥬얼리쇼 ‘한국전통궁중한복 현대한복패션쇼’

 

 

죽을 때까지 아름답고 싶어

이라희 모델은 통통했던 과거가 있어 철저하게 식단관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밥 먹듯이 운동을 한다. 골프, 헬스, 에어로빅, 라인댄스, 요가, 수영 등을 틈날 때마다 한다고. 올 12월, 시니어의 당당한 몸을 보여주고자 기획한 행사가 있어, 운동복을 입고 근육질 몸매를 보여 줄 예정이다.

또 가톨릭바리스타협회 회원으로 쪽방촌에 한 달에 한 번씩 300인분의 도시락을 준비해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봉사할 기회가 올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달려간다. 외면과 내면이 모두 아름답기에 환한 미소에 꾸밈이 없어 보임이 분명하다. 이라희 모델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멋지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모델로, 이 시대의 롤모델이 될 자질이 충분해 보인다.

최근에는 20년 교정전문치과 전문의 박인출 원장에게 라미네이트를 받아 미소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이라희 모델만의 트레이드마크인 함박미소가 120% 완성된 느낌이다.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은 죽을 때까지 변함없을 것 같아요. 허락된다면, 죽기 전까지 런웨이에 서고 싶어요. 무대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요.”

 

지금 액티브 시니어들은 청년들 못지않게 젊고 활력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시니어계는 더욱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20대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인터뷰 내내 무척 진지한 자세로 임해준 이라희 씨가 그 중심에 서게 될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이라희 씨의 소망은 ‘비올라 전공하는 딸의 연주에 맞춰 런웨이를 걷는 것’이다.

한국시니어종합예술원(씨나)

한국시니어종합예술원 ‘씨나’(회장: 소남섭)는 자세, 워킹, 댄스 등을 교육해 시니어 전문모델을 육성하는 단체이다. ‘시니어모델계의 소지섭’이라 불리는 소남섭 회장 자신이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가 은퇴 후 모델로서 새로운 인생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어 모범이 된다.

소남섭 회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며 산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이 아름다운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멋진 모델이 되는 것을 돕는다”고 말하며, “무대에도 많이 서지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봉사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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