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년 역사의 생소한 종목 ‘카바디’
  • 여성시대 Live
  • 승인 2018.09.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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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은메달 획득

지난 8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어터 가루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은 이란을 상대로 16-26으로 패하며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카바디 남자 대표팀의 은메달이 화제인 이유는 카바디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세팍타크로와 함께 대표적인 이색 종목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저변 자체가 없는 불모지에서 나온 값진 메달이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표팀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표팀

 국내에서 카바디는 아시안게임에서 채택한 모든 스포츠 종목 중 가장 이름이 덜 알려진 종목이다. TV 중계도 부족해 경기를 시청한 사람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스포츠는 단순하다. 정해진 골대에 손이나 발 또는 기구를 이용해 공을 넣거나 똑같은 방식으로 공수를 교대해 승부를 겨룬다. 이해가 쉽게 카바디를 설명하자면 술래잡기다.

카바디의 뜻은 인도어로 “숨을 참는다”
카바디는 테니스 코트와 같이 일정한 규격의 라인 내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성인 남자 경기의 경우 국제 규격은 13M×10M이다. 공격팀에서는 레이더라고 불리는 공격자 1명이 상대편 코트에 들어가 수비라인 넘어 7명의 수비수 중 누구든 터치를 하고 중앙선 넘어 본인의 코트로 돌아오면 득점이다. 이 때 공격자는 끊이지 않고 카바디를 외쳐야한다. 카바디는 인도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으로, 만약 카바디라는 말이 끊기거나 늘어지거나 소리가 작아지면 수비팀에 1점을 내어주고 공수가 교대된다.

 

대신 공격자는 누구든지 수비수를 터치한 이후 다시 본인의 진영에 신체의 일부만 넘겨도 득점을 인정받는다. 흔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와 같이 공격수가 수비수를 터치한 이후에는 공격자가 상대 진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육탄방어 할 수 있다. 라인을 넘어가지 못하도록 몸을 잡아 돌리는 것이다. 이는 흡사 럭비나 격투기 경기가 연상될 정도의 몸싸움이다. 술래잡기와 비슷하지만 매우 거칠고 격렬한 스포츠가 바로 카바디다.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바디는 4,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인도의 전통 스포츠다. 주로 남부아시아를 중심으로 널리 보급됐다. 인도 뿐 아니라 파키스탄, 방글라데쉬, 스리랑카, 부탄, 몰디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중국, 일본, 이란 등이 아시아아마추어카바디연맹의 가맹국이다. 생각 보다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스포츠 종목이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된 것이다.

실업팀, 전용 경기장 하나 없는 한국
카바디는 2002년 개최된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에서 카바디를 대회 종목에 신설하고 원활하게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담당관을 인도로 연수를 보냈다. 이 때문에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카바디 종목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원활하게 경기가 진행된 첫 번째 카바디 대회가 됐다.

 

하지만 이후 카바디는 국내에 정착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 카바디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은 현재 아시안게임 카바디 한국대표팀 조재호 감독이다. 조 감독 뿐 아니라 그의 형인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도 카바디 도입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2002년 이후 5년이 지난 2007년에서야 대한카바디협회가 설립됐고,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에서는 실업팀 하나, 전용 경기장 하나 없다.


다만, 국내 카바디 종목의 성지가 있다. 바로 부산 동아대다. 2007년 당시 동아대 인근에 대한카바디협회가 설립됐고, 동아대에 처음으로 카바디 동아리가 탄생했다. 이 때문에 조 감독 형제를 비롯해 현재 카바디 한국대표팀 선수들의 대부분이 부산 동아대 출신이거나 재학생이다. 이처럼 동아리, 동호회 성격에 머물러 있는 카바디 종목에서 메달이 나온 것이다.

2018 아시안게임 카바디 여자대표팀
2018 아시안게임 카바디 여자대표팀

 한국은 변방 중 변방, 메달은 기적
한국은 카바디 종목에 있어서는 변방 중 변방이다. 종주국인 인도나 우리나라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이란 등과 비교하면 대단히 열악하다. 대한카바디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카바니 인구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대한체육회에도 준회원 자격에 머물러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도 다른 종목 선수들과 달리 단복 하나 지원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카바디 선수들은 암암리에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메달 소식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동메달에 이은 2회 연속 메달 성적이다. 또한 이번 카바디 남자 대표팀 선수 12명 중 10명은 인도 프로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에이스 이장군 선수는 인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억대 연봉의 스타선수다.


이를 발판으로 우리나라 카바디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종주국 인도를 24-23으로 눌러 인도 최초의 아시안게임 패배라는 타이틀을 안긴 동시에 은메달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꾸준한 성적으로 드디어 이목을 끈 카바디 종목.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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