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히어로들을 맞이할 준비, 시대의 변화에 동참할 자세
  • 박성조
  • 승인 2018.08.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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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무술과 초능력을 사용해 적과 격투를 펼치는 액션신은 ‘히어로’ 영화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신체적인 능력을 화려하게 포장하는 장면인 만큼 이제까지 히어로 영화는 남성 중심으로 제작되어 왔다. 세계 극장가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마블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마블이 이제 변화를 택했다. 여성 히어로 캐릭터들을 내세운 영화들이 제작 중이거나 기획되고 있다. 마블 히어로 영화들이 12세 관람가 등급의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변화다.

“여성 슈퍼히어로는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언론학자 크리스토퍼 벨 박사는 2015년에 선 TED 강연장에서 이렇게 물었다. 강연 제목은 ‘여성 슈퍼히어로들을 데려오세요!’(Bring on the female superheroes!). 이 강연에서 그는 미디어가 히어로물을 제작하면서 여성에게 조력자 또는 남성 주인공의 연애 파트너로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어벤져스’ 시리즈에 블랙 위도우나 스칼렛 위치와 같은 여성 캐릭터들이 있지만 영화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는 않았고, 별도의 솔로 무비도 없었다. 벨 박사의 지적에 따르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가모라의 경우에도 영화의 중요한 캐릭터이지만 강연 당시 별도의 캐릭터 상품조차 나오지 않았다.

 

최근 마블은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였다. 마블 스튜디오를 이끄는 케빈 파이기는 지난달 ‘프로듀스드 바이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만들게 될 20편의 영화 중 많은 작품을 여성 감독이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초 개봉 예정인 여성 히어로 솔로 영화 ‘캡틴 마블’부터 애너 보든과 라이언 플렉이 연출을 맡는다. 이로써 애너 보든은 마블 히어로물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됐다.

 

‘캡틴 마블’ 이후에는 어벤져스에서 꾸준히 활약해 온 블랙 위도우의 솔로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다. 무슬림 여성 히어로를 내세운 ‘미즈 마블’ 제작 소식도 알려졌다. 케빈 파이기의 공언과 현재 발표된 라인업으로 볼 때, 내년 5월 ‘어벤져스4’를 끝으로 한 세대가 마무리된 뒤 새롭게 시작되는 마블의 히어로 세계관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더 많이 등장해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DC에서 원더우먼이라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영화화한 것도 마블에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여성 캐릭터인 와스프가 부각된 점도 앞으로 마블이 보여줄 행보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디즈니-마블 영화에서 여성 히어로가 제목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앤트맨과 와스프’가 처음이다.) ‘앤트맨과 와스프’의 여주인공 에반젤린 릴리는 “마블에서 더 많은 여성 히어로가 인정받길 바란다”면서 “최근 마블이 적극적으로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점은 고맙고 반갑다”고 여성 캐릭터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마블은 코믹스로 발표된 좋은 여성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축으로 하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마블 영화 세계관)에서도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활약해 왔다. 솔로 영화 제작 계획이 잡힌 캡틴 마블과 블랙 위도우 외에도 염력을 사용하는 스칼렛 위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여전사 가모라와 네뷸라, 정신을 조종할 수 있는 맨티스, 와칸다의 정예부대를 이끄는 오코예, 블랙팬서의 동생이자 천재 과학자인 슈리 등이 영화에 등장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히어로들이 대거 출동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전 작품에서 눈길을 끌었던 발키리(‘토르: 라그나로크)나 한국인 배우 수현이 연기한 과학자 닥터 헬렌 조(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도 차기작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여성 히어로들이다.

 

핵심은 여성 캐릭터들의 숫자가 아니다. 그들을 영화로 다루는 시각의 문제다. 앞서 인용한 벨 박사의 강연은 이 문제를 지적한다. “그들은 제 딸에게 그녀가 강하고, 똑똑하고, 빠르고, 닌자처럼 싸울 수 있어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디어에선 그런 여성도 가모라처럼 무시되거나 아니면 블랙 위도우처럼 삭제되어 남자 아이로 대체됩니다. 불공평합니다. 제 딸에게 불공평하고 여러분의 아들, 딸에게도 불공평합니다.” 마블의 변화가 이런 우려를 넘어서 여성 캐릭터들을 ‘영웅’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12세 관람가인 마블 영화를 보며 자라갈 아이들에게도, 큰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강한 만큼 매력적인 그녀들

- 마블 영화 속 대표적인 여성 캐릭터

 

마블 히어로 영화를 모두 보지 못했다면 잠깐! 디즈니-마블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여성 히어로를 소개한다. 국내에 많이 알려진 디즈니-마블 영화의 MCU, 즉 어벤저스를 기준으로 했다. 코믹스와 넷플릭스 시리즈, 디즈니 외 영화사 제작 작품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제외했다. (엑스맨의 매력적인 여성들과 제시카 존스, 엘렉트라가 아쉽다.)

 

■ 와스프

7월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에반젤린 릴리의 연기로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한 히어로. 본명은 호프 밴 다인. 앤트맨 슈트를 개발한 행크 핌 박사의 딸로, 정확하게는 2대 와스프다. 어머니인 재닛 밴 다인이 호프에 앞서 1대 와스프로 활약했다.

앤트맨처럼 슈트의 힘으로 신체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비행 시 개미를 타야 하는 앤트맨과 달리 슈트 자체에 날개가 있어서 공중전이 가능하다. 신체 크기 변화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창의적인 동작과 양손에 장착된 블래스터를 사용해 앤트맨과 콤비 액션을 펼친다. 어벤져스4에서 중요한 캐릭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블랙 위도우

러시아의 레드 룸 훈련을 받은 스파이. 본명은 나타샤 로마노프.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스파이로 훈련받은 만큼 심리전 또한 탁월하다. 영화 ‘아이언맨2’에서 처음으로 등장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까지 꾸준히 등장해 화려한 액션을 펼쳐왔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하는 블랙 위도우는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님에도 유연하고 빠른 액션으로 인간 이상의 적을 상대해 다른 히어로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다. ‘어벤져스4’ 이후에 솔로 영화 제작이 계획되어 있다.

 

■ 스칼렛 위치

어벤져스의 적대 세력인 하이드라의 인체 실험에 의해 염력을 사용하는 능력을 가지게 됐다.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마인드 스톤을 사용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실험의 실험체였던 스칼렛 위치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빌런(적)으로 등장했다가 영화 후반부에 각성해 어벤져스에 합류한다. 본명은 완다 막시모프. (영화에선 모두가 스칼렛 위치가 아닌 ‘완다’로 부른다.) 똑같이 생체 실험을 당한 ‘퀵실버’ 피에트로 막시모프의 쌍둥이 동생이다.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이 맡아 슬프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의 캐릭터로 표현했다.

 

■ 가모라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라고 불리는 여전사. 타노스가 제호베레이 종족의 절반을 학살할 때 어린아이로 입양한 수양딸이며, 이후 우주 최강의 전사로 훈련받았다. 어벤져스 시리즈 최강의 빌런인 타노스가 가장 소중하게 사랑한 존재이기도 하다. 반면 가모라는 자신의 종족을 대량 학살하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타노스를 매우 증오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리더인 스타로드와 연인 관계다.

영화에서 가모라는 ‘아바타’에서 외계 종족 여전사 네이티리를 훌륭하게 소화한 조 샐디나가 맡아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미지로 그려냈다.

 

■ 오코예 & 슈리

영화 ‘블랙팬서’에서 처음 등장한 여성 캐릭터들. 외계 금속 비브라늄을 활용해 고도의 과학 기술을 가진 신비의 왕국 와칸다의 핵심 인사들이다. 오코예는 정예부대 도라 밀라제를 이끄는 충성심 높은 장군, 슈리는 블랙팬서의 친동생이자 나라의 과학 분야를 이끄는 장관급 과학자다. 슈리의 기술력으로 개발된 무기들은 오코예를 비롯한 와칸다 전사들의 전투력을 극대화한다. 영화에서 오코예는 다나이 구리라, 슈리는 레티티아 라이트가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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