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외길 35년, 혼자보다 둘이 함께 가는 삶 걸어와
  • 곽은영기자
  • 승인 2018.06.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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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제조합 김종서 상무이사

<People&People>

 

건설 외길 35, 혼자보다 둘이 함께 가는 삶 걸어와

건설공제조합 김종서 상무이사

 

건설공제조합 김종서 상무이사는 첫 인사와 함께 2달러 지폐가 담긴 황금봉투를 건넸다. 2달러 지폐는 행운을 뜻한다. 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1960년대 상류사회라는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2달러 지폐를 선물 받은 후 모나코 왕비가 되면서 상징적 의미를 가지게 됐다. 김 상무에게 2달러는 둘이 함께하자는 의미다.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가는 것. 그것은 그가 건설 외길 35년을 걸어온 방법이기도 하다.

 

에디터 곽은영 eun-y1007@hanmail.net / 사진 임계훈 inheritz@naver.com

 

 

건설공제조합은 건설업자인 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증 및 융자, 공제사업 등 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1963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건설전문 보증기관이다. 김종서 상무는 19847월 건설공제조합에 입사해 약 35년간 남다른 책임감과 성과로 조합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등 건설공제조합이 종합건설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는 데 크게 공헌했다.

 

김 상무는 건설산업 제도 개선을 위한 건설 관련 법령 개정, 공제사업 등 신규 사업 추진, 해외건설 보증시장 진출 모색, 회생업체 지원 및 채권관리 업무 강화 등으로 조합뿐 아니라 건설산업 전체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건설업 면허를 내는 데 필요한 보증가능확인서 제도라는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제도의 이론 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15년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나간 나날들이었다.

 

김 상무는 현재 건설공제조합 업무 이외에도 대한중재인협회 부회장, 한국중재학회 부회장, LH 경영투자심사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광운대학교 건설법무대학원 외래 교수 등 바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정생활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35년간 성실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김종서 상무의 성과와 업무량만 보면 회사를 1순위로 생활해온 것 같지만 그의 무게 중심은 늘 가정에 있었다. 김 상무는 모든 것이 균형의 문제라고 정리했다.

 

저는 가족이 우선입니다. 회사에서는 일에만 집중하지만 사무실을 벗어나는 순간 가족과의 시간만 생각합니다. 일과 가정을 분리하는 방법을 연구해 각각에 집중하지 않으면 둘 다 잃어요. 가정생활에도 기술이 필요하죠.”

 

가정생활의 기술 중 하나는 구성원 각자가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김 상무는 그 동안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가족이 각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아내가 지원해준 덕분에 모든 일이 가능했어요. 특히 자녀는 부모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고 성장할 때는 부모의 노력이 절대적이에요. 아내는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했어요. 함께 고민하며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내는 직장을 그만두긴 했지만 대학원 공부를 하며 박사 학위를 수료하고 17여년간 540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해왔어요. 사회복지사인 아내는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재능봉사로 상담을 하면서 청소년 상담실장으로 있었고 현재도 명예보호관찰관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가정생활의 또 다른 기술은 가족구성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다. 오늘은 뭘 해야 아내가 기뻐할까를 고민하는 것. 김 상무는 1년 평균 100회 아내와 등산을 다녔다. 1주일에 두 번 이상은 함께 취미생활을 한 셈이다. 임원이 되면서 등산 횟수가 절반으로 줄긴 했지만 늘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중요한 건 내가 아닌 상대가 원하는 일을 하는 거예요. 전 아직도 아내에 대해서 잘 몰라요. 늘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죠.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김 상무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자녀들에게는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는 교육철학으로 선택과 책임을 중요하게 가르쳤다. 현재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은 면접날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아버지를 꼽았다는 말로 김 상무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임원으로 첫 출근하던 날 딸과 아들이 선물해 준 화분은 집무실 책상에 두고 수시로 돌보고 있다. 그가 문득 서랍에 따로 보관 중인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화분의 리본을 꺼내서 보여준다. “여기 존경한다는 말이 참 좋았어요.”

 

세 개의 전공, 변치 않는 자기관리

 

김 상무는 30년간 매일 아침 7시 전후로 회사에 도착해 한 시간은 무조건 운동을 한다. 직장인의 재산은 몸이고 건강을 챙기지 못하면서 직장생활을 충실히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은 시간 관리를 못해서 그런 거예요. 임원이 되면 자기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대외적인 활동도 해야 하죠. 그러면 시간에 쫓기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간관리만 잘 하면 남는 게 시간이 됩니다. 시간관리법도 공부해야 해요.”

 

김 상무는 국내 유일의 건설보증 분야 박사학위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35년간의 건설보증 현장 경험으로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이론 정립을 위해서는 학위가 필요했다.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했던 그는 경제학과 건축공학을 더 공부했다. 경제학 석사, 건축공학 박사 학위에 이어 2년 전에는 사이버 운영교수인 아내의 권유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저는 2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석박사 공부를 동시에 했는데 전공을 바꾼 사람이 그렇게 학위를 받는 건 쉽지 않다고 해요. 수업, 종합시험, 영어시험, 학회지 논문 게재 일정 등 스케줄에 한 치 오차도 있으면 안 되거든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 핑계를 찾았겠죠. 그러나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방법을 찾았어요.”

 

그가 석박사 공부를 하던 때만 해도 사내에 대학원 박사과정 지원 제도가 없었다. 경제적인 지원 제도는커녕 수업을 듣는 과정에도 제약이 걸렸다. 해법은 스스로 찾았다. 수업이 있는 날에는 연차 휴가를 쓰되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출근하는 것. 먼저 동급생들의 지원을 얻어 수업을 하루에 몰고 수업이 있는 날에는 하루 두어 번 택시를 타고 회사와 학교를 왕복했다.

 

현재 저의 포지션은 사람들을 사귀는 자리예요. 술자리가 많고 골프도 싱글은 쳐야 하죠. 그러나 저는 절대 평일에 골프를 치지 않아요.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원칙을 지키면서도 충분히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거든요.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원칙, 열정, 절제라는 키워드를 기억해야 합니다.”

 

2달러를 품고 다니는 남자

 

김 상무는 늘 2달러 지폐와 4~5가지 종류의 봉투를 구비해둔다. 2달러를 선물할 때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다른 봉투를 선택한다. 의미도 반드시 설명해준다. 인터뷰 초 기자에게 준 황금봉투는 금년이 황금개띠해라 준비한 것이었다.

 

돈을 그냥 주는 것과 봉투에 담아 주는 건 다르죠. 작은 디테일이지만 사람들이 놓치는 건 늘 작은 것이에요. 작은 걸 소홀히 하면 많은 걸 놓치게 돼요. 직장생활에서 성공을 가르는 건 태도예요. 제가 임원을 맡으면서 들렀던 영업점 직원 중 유독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이 있어요. 그 직원에게 커피값으로 2만원을 줬는데 남은 잔돈을 봉투에 담아서 돌려주더군요. 돌아올 때는 비타음료 2병을 챙겨줬어요. 하나는 운전기사께 드리라는 것이었어요.”

 

회사 내에서 김 상무의 인사법은 하이파이브다. 2회 아래층 사무실에 내려가 맡은 파트의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구호도 확실하다. “Go! Together!” “Jump! 430! 430! 430!”. 금년도 공제 목표인 430억을 반영한 구호다. 목표는 기억하기 쉽게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저는 35년간 출근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오늘은 무슨 신나는 일이 있을까. 퇴근할 때는 집에서 무슨 신나는 일이 있을까 생각해요. 나중에 이 자리를 떠나더라도 사회에서 받은 걸 돌려주고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소중하고 함께하는 이 시간이 제일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있으면 저도 할아버지가 됩니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딸 부부가 제게 안겨주는 선물이지요. 작은 일상들이 모여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는 것!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인터뷰 직전 받았던 황금봉투 안의 2달러 지폐가 내게도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주길 기대해 본다.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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