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개띠의 해, 황금과도 바꿀 수 없는 의로운 개 이야기
  • 박진아 기자
  • 승인 2018.02.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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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냐?

당신에게는 생명이 위협받는 위기 속에서 끝까지 함께해 줄 존재가 있는가? 혹은 화재, 지진, 허리케인 같은 재난의 현장에서 누군가를 지켜줄 자신이 있는가? 사람이 사람을 해하고 버리는 비극이 더 빈번한 요즘 그 주인공으로 개가 보도되곤 한다. 용맹스러움과 충직함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한 개의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어떤 동물보다 사람과 가깝고 친근하면서도 때로는 사람보다 의로운 개를 향해 애정이 쏟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황금 개띠의 해인 2018년, 황금을 준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개의 스토리를 정리해봤다.

 

화마로부터 주인을 구하다

2015년 부산 사상구 한 아파트 4층에서 잠을 자던 김모 씨는 다급하게 짖는 애완견 ‘둥이’소리에 잠이 깼다. 한밤에 집에 불이 나자 애완견이 짖어 주인에게 이를 알린 것이다. 거실이 연기로 가득 찬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잠이 깬 김씨는 자고 있던 아들을 깨워 집을 빠져 나왔다.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아파트 내부는 거의 다 탔다. 경찰은 “잠든 사이에 불이 나면 유독가스 등을 마셔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애완견 덕에 김씨 모자가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렇듯 유난히도 개와 관련된 감동 실화 중에는 불과 관련된 것이 많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의구설화도 불로부터 주인을 구한 것이다. 경북 구미에 있는 사람 무덤 크기와 비슷하지만 약간 작은 무덤에 얽힌 사연이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 노성원이라는 사람이 술에 취해 길가에 잠이 들었는데, 불이 났다. 주인을 따라다니던 개가 인근 낙동강까지 수차례 오가며 온몸에 물을 적셔 불을 끈 뒤 자신은 불에 타 죽었다. 후세 사람들이 그 황구를 의롭게 여기고 가엾게 여겼으며, 그 곳이 주인을 살리고 죽은 의로운 개를 기리는 의구총(義狗塚)이 되었다. 충성스런 개의 행적을 그린 의구도(義狗圖) 4폭도 함께 보존되어 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05호로 지정되어 현재도 볼 수 있는 무덤이다.

 

대지진 흙더미 속 할머니 곁을 지키다

홍콩 빈과일보는 2008년 5월 중국 쓰촨 대지진 때 바위에 깔린 할머니를 구한 떠돌이 개의 사연을 보도했다. 펑저우에 있는 산사로 불공을 하러 갔다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갇혔던 60세 여성 왕요우징씨의 이야기다. 그녀는 상반신의 매몰은 면한 채 하늘에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먹으며 구조팀을 기다렸다. 그 동안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입술과 목을 핥아 목을 축이도록 한 것이 바로 개였다. 계속 짖어대면서 구조대를 부른 것 역시 개였다. 생존자 수색활동을 벌이던 중국 공군 구조대원들은 산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 올라갔다고 한다. 한 시간 넘게 소리를 추적한 끝에 그들은 왕 할머니를 발견했다. 매몰된 지 196시간 만이었다.

사람이 버린 사람을 구하다 사람이 버린 생명을 구해 온 개의 사연도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다. 태국 아유타야 도로변 쓰레기 더미 근처를 돌아다니던 태국의 개 푸이(Pui)는 쓰레기 더미 가운데서 이상한 가방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갓 태어난 미숙아인 신생아를 버린 것. 푸이는 가방을 입에 물고 마을로 가져왔고 그렇게 아이의 목숨을 구했다. 푸이의 주인은 이 미숙아를 딸로 입양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도 2008년 10대 여자 아이가 들판에 버린 신생아를 차이나(china)라는 강아지가 구했다. 들판에서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의 새끼들과 함께 보호하고 있었던 것. 의사는 강아지가 이 아이를 들판에서 구하지 않았다면 저체온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집주인이 고용한 21세 베이비시터로부터 7개월 된 어린아이를 지킨 개 킬리언이 보도된 바 있다. 베이비시터는 고용된 5개월 동안 아이를 폭행했는데 집 내부를 촬영한 CCTV영상을 통해 베이비시터가 폭행하려 할 때마다 킬리언이 아이를 보호하려 한 상황들이 확인됐다. 베이비시터는 2013년 아동학대죄로 처벌 받았다. 사람이 사람을 해치고 버리고 아프게 하는 비극의 현장에서 가슴을 따뜻하게 한 것이 다름 아닌 개였던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로까지 제작된 세계적 충견

 일본의 충견 하치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미 일본에서 책,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코우야마 세이지로 감독이 1987년 영화로도 제작했다. 또 대륙을 건너 미국에서 리차드 기어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하치는 1923년 아키타에서 태어나 도쿄에 거주하던 우에노 교수의 집으로 보내졌다. 하치는 매일 도쿄 시부야 역까지 우에노 교수를 마중 나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에노 교수가 강의 도중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주인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도 하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10년 동안 시부야 역에서 주인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병에 걸려 숨을 거두게 된다. 주인이 사망한 후에도 계속 주인을 기다린 하치의 시체는 국립과학박물관에 박제로 전시돼 있고 시부야 역 앞에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계속 그 마음이 기려지고 있는 것.

흔히 우리는 사람이 사람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 ‘개’를 비유로 들어 비난한다. 그래서 사람은 개에 비견되는 것을 수치스러워 한다. 그러나 사람으로서의 기본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들의 소식이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려오는 요즘이다. 황금처럼 빛나고 가치 있어야 할 개의 해, 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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