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디자인’ 대표 김현정 음악감독 “매 순간 음악이 주는 감동 느끼며 살아”
  • 김남주 기자
  • 승인 2018.01.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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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디자인’ 대표 김현정 음악감독

국내 대표적인 커리어우먼 중의 한 명인 김현정 음악감독은 빌리 엘리어트, 쓰릴 미 등 성공한 뮤지컬 작품의 보컬 코치, 음악감독이자 김무열, 강동호, 강하늘, 오종혁, 홍지민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의 보컬 트레이너다. 대중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콘서트 음악의 중심에 서 있는 김현정 음악감독은 공연기획사 ‘콘서트디자인’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음악적 삶의 시작은 뜻밖에도 클래식 성악이었다고. 다양한 타이틀을 음악으로 묶어내는 김현정 음악감독을 만나 음악이 삶이 되고, 삶이 음악이 되는 음악 인생에 대해 들어 보았다.

 

관객을 압도하는 성공한 뮤지컬 음악감독의 첫인상은 수줍음이 많은 소녀 같은 느낌이었다. 겸손과 낯설음도 잠시, 인터뷰 하는 내내 김현정 음악감독의 부드러운 미소 속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드러났다. 늘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살며 매 순간 음악의 감동을 느껴온 사람만이 뿜어 낼 수 있는 충만한 에너지였다.

원래 클래식을 전공한 김현정 음악감독은 오랫동안 성악과를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의 길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의 부탁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박 대표가 뮤지컬에 발을 들이도록 조금씩 그 맛을 보게 해줬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배우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해주게 됐고, 그게 첫 시작이었어요.”

2007년 뮤지컬해븐의 박 대표는 뮤지컬 배우에게도 발성지도가 필요하다며 김현정 감독에게 배우들의 레슨을 부탁했다고 한다. 몇몇 배우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이듬해 ‘쓰릴 미’라는 뮤지컬의 음악감독을 제의받게 됐다. “2008년 시즌부터 쓰릴 미의 음악감독을 맡게 되었어요. 피아노 1대의 반주로 연주되는 독특한 형식의 뮤지컬인 쓰릴 미는 클래식을 전공한 저에게 무리 없이 다가왔거든요.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도 참신하게 느껴졌고요.”

 

클래식 성악가에서 뮤지컬 음악감독이 되기까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 즐거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김 감독은 2008년 음악감독의 제의를 받은 이후 2009년, 2010년과 지난해 2017년까지 연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쓰릴 미’를 봤을 때 거부감이 없었어요. 클래시컬했거든요. 만일 처음부터 밴드 위주의 음악으로 구성된 작품을 제의했다면 다가서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쓰릴 미’는 피아노 1대와 2명의 배우가 이끄는 작품이라는 구성과 함께 클래시컬한 음악과 탄탄한 드라마의 연결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다른 뮤지컬도 마찬가지만 특별히 ‘쓰릴 미’에서의 음악은 전체 극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요.” 두 배우의 관계, 심리상태, 각각의 장면 분위기 등 드라마의 감정선의 연결 또는 변화를 피아노의 음색, 볼륨, 템포, 다양한 아티큐레이션 등으로 표현한다고.

피아노가 관객과 배우까지도 더욱 몰입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서 피아니스트를 제3의 배우라고도 한다. “사실 피아니스트들이 저를 싫어해요. 사실 제가 피아니스트에게 요구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요. 극을 리드해줄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까다로운 요구도 잘 따라줘서 감사할 뿐이죠”라고 말하며 웃는 그의 모습에서 음악감독의 치밀한 프로정신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음악의 비중이 큰 뮤지컬에서 음악감독의 역할은 무엇일까. “뮤지컬에서는 극의 흐름과 변화를 음악이 강하게 전달해요.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가도록 음악을 풀어내는 일이 제 역할이죠.”

 

콘서트디자인 대표로 지낸 13여 년,

수많은 연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보람 느껴

 

 

예술기획 콘서트디자인 대표이기도 한 김 감독은 어떻게 클래식 음악전문 공연기획사를 차리게 됐을까. 대학을 졸업하면서 서울모테트합창단에 입단해서 10년 이상 단원으로 활동했다. “합창단원으로의 활동도 매우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이었지만 새로운 일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당시 같은 고민을 하던 대학 동문 2명과 함께 전공을 살려서 보다 전문적이고 품격 있는 예술문화의 보급과 정착을 위해 힘써 보자는 포부로 ‘콘서트디자인’을 차린 것.

김 감독은 그동안 전문예술인으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섬세하고 체계적인 진행을 통해, 연주자에게는 깊은 만족도를 관객에게는 큰 감동을 전하는 전문예술기획 단체를 만들고 싶었다. 단순한 기획이 아닌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최상으로 디자인하는 전문매니지먼트를 만들어 보자며 뜻을 모은 것. “우리가 기획하는 음악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순수문화예술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향유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의기투합했지요.”

김 감독은 콘서트디자인 대표로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독창회, 독주회, 합창연주, 야외음악회 등 수많은 연주를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 그 중 콘서트디자인의 자체 기획 음악회인 ‘패밀리 클래식-동물의 왕국’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동물의 왕국’은 2016년 어린이날 장천아트홀에서 첫 공연을 올리고 이후 여러 초등학교와 송광사 야외음악회, 인천하얏트호텔 등에서 공연을 한 음악회다.

아이들이 클래식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동물의 왕국’이라는 주제에 맞춰 선별한 음악들을 샌드아트, 무용,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구성해 시청각으로 음악을 감상하도록 만든 작품. “처음으로 기획하여 만든 자체 음악회여서 특별히 더 애착이 가는 공연이기도 하지만, 어린이들, 부모님들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도 행복하게 감상할 수 있어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공연 모니터와 노트를 많이 해주는 트레이너

“배우가 노래의 완성도 높여가는 모습에 보람 느껴”

 

코칭 분야에서도 굉장히 많은 배우의 보컬 코치 활동을 해온 김 감독이다.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과 충무아트홀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 등에서 보컬 집중 트레이닝, 전공실기 등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수강생들의 높은 호응도와 집중도를 이끌어내는 인기 강사다. 매시간 수강생 개인에게 집중하는 보컬 트레이닝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특징인 그의 수업은 김 감독의 음악적 삶의 집약체인 셈이다.

“코칭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배우가 발전하고 성장하여 본인의 노래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지요.” 배우 자신도 발성과 표현력이 좋아진 것을 느끼고 노래 뿐 아니라 연기적인 면에서도 더 자신감을 갖고 잘 해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큰 기쁨이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는 김 감독의 모습에서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연습실에서의 코칭과 함께 저는 공연 모니터도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예요. 모니터를 통해 실제 무대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체크하고 계속 더 좋은 방향을 위한 노트를 해 주는 편이예요.”

김 감독에게 음악은 곧 삶이다. 한 순간도 음악과 떨어져 있었던 순간이 없다. 음악은 직업이면서 취미이자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고. “음악이 주는 감동을 매순간 느끼며 향유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 저는 축복받은 사람이죠.”

마지막으로 그는 2018년에도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다양한 타이틀의 일들을 계속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특별히 콘서트디자인의 자체 기획공연 제작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에요. 음악이 주는 감동으로 제 삶이 풍요로워진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연결자의 역할에 더 힘쓰고 싶어요.” 음악이 그의 삶을 어떻게 관통해 갈지, 우리 삶에 어떤 풍요로운 감동을 줄지 그녀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김현정 음악감독

예술기획 Concertdesign 대표

서울모테트합창단 단원(파트장) 역임

신암교회 글로리아성가대 지휘자

기독교 100주년 기념 음반 제작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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