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신여성 도착하다』展
  • 김수정 기자
  • 승인 2018.01.03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제적 여자 ‘신여성’, 100년전 그들을 만나다

서양 화가이자 여성운동가였던 나혜석은 김명순, 윤심덕, 김일엽 등과 함께 1920년대부터 ‘신여성’ 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자유연애론을 뿌리정신으로 삼아 당시 조선의 낡은 인습과 제도에 도전하며 최초의 여기자가 되거나 여성들만의 잡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1920년대~30년대 논란의 중심에는 이들 ‘신여성’이 있었다. 아직 여성들의 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 나라를 뒤흔들며 여성시대를 나아가게 했던 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사회 통념에 맞섰던 ‘신여성’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신여성 도착하다』는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근대 시각문화에 등장하는 ‘신여성’의 이미지를 통해 이제까지 남성 중심적 관점으로 다뤄졌던 우리나라 역사, 문화, 미술의 근대성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시회다. 회화, 조각, 자수, 사진, 영화 등 500여 점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신여성’을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안석주, 여성선전시대가 오면(조선일보)
안석주, 여성선전시대가 오면(조선일보)

‘신여성’이라는 말은 19세기 말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해 20세기 초 일본 및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 사용됐다. 국가마다 개념의 정의에 차이가 있지만 여성들에게 한정됐던 사회 정치적, 제도적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근대 시기에 새롭게 변화한 여성상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의 경우, 근대 교육을 받고 교양을 쌓은 여성이 1890년대 이후 출현했으며 이 용어는 주요 언론 매체, 잡지 등에서 191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해 1920년대 중반 이후 1930년대 말까지 빈번하게 사용됐다.

1934년 <삼천리>라는 잡지에 기고한 나혜석의 한편의 글은 조선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이혼 고백장’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당시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사회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후, 그녀는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되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를 전전하다 무연고자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뛰어난 화가이자 문인, 여성 운동의 선구자였던 그녀의 글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여성해방과 양성평등이라는 페미니즘의 근본이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넘어 관통하는 목소리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부 ‘신여성 언파레드(on parade)’, 2부 ‘내가 그림이요 그림이 내가 되어: 근대의 여성 미술가들’, 3부 ‘그녀가 그들의 운명이다 : 5인의 신여성’으로 진행되고 있다.

1부는 주로 남성 예술가들이나 대중 매체, 대중가요, 영화 등이 재현한 ‘신여성’ 이미지를 통해 신여성에 대한 개념을 보여준다. 교육과 계몽, 현모양처와 기생, 연애와 결혼, 성과 사랑, 도시화와 서구화, 소비문화와 대중문화 등을 키워드로 당시 신여성을 향한 긴장과 갈등 양상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는 창조적 주체로서의 여성의 능력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울 소개한다. 이 시기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은 상당히 희귀한데, 국내에서 남성 작가들에게 사사한 정찬영, 이현옥 등과 기생 작가 김능해, 원금홍, 동경의 여자미술학교(현 女子美術大學) 출신인 나혜석, 이갑향, 나상윤, 박래현, 천경자 등과 전명자, 박을복 등 자수과 유학생들의 자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근대기 여성 미술교육과 직업의 영역에서 ‘창작자’로서의 자각과 정체성을 추구한 초창기 여성 작가들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

3부에서는 나혜석, 김명순, 주세죽, 최승희, 이난영 등 다섯 명의 신여성의 삶을 조명하며 현대 여성 작가 5인의 신여성을 오마주한 신작을 만나 볼 수 있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 근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도전과 논쟁의 대상이었던 근대 식민기의 신여성을 통해 기존의 모더니즘 이해에 의문을 제기하고 한국의 근대성을 온전하게 복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자료 500여점을 만나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18년 4월 1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기간 동안 다양한 학술, 교육 프로그램도 함꼐 진행되니 함께 챙겨보면 좋을 듯.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개요

○ 전시제목: 신여성 도착하다 The Arrival of New Women

○ 전시기간: 2017. 12. 21 ~ 2018. 4. 1

○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관(2, 3층)

○ 작 가: 강대석, 구본웅, 김광배, 김규택, 김기창, 김능해, 김선낭, 김소판례, 김연임, 김용조, 김은호, 김인숙, 김인승, 김주경, 김중현, 김춘원, 김환기, 나상윤, 나혜석, 노수현, 마츠다 레이코, 문지창, 박래현, 박을복, 박흥순, 배정례, 서동진, 손응성, 손일봉, 심재순, 안석주, 안종화, 양주남, 오지호, 우메하라 류자부로, 원금홍, 유봉임, 윤정식, 윤효중, 이갑향, 이병일, 이순원, 이유태, 이인성, 이제창, 이중섭, 이쾌대, 이현옥, 임군홍, 장광길, 장선희, 장순린, 장우성, 장전문, 전명자, 정찬영, 정희로, 주경, 천경자, 최계복, 최근배, 함죽서, 후지이 코유(권혜원, 김도희, 김세진, 김소영, 조영주) (총 68명, 가나다 순)

○ 전시작품/자료: 회화, 조각, 자수, 사진, 인쇄미술(표지화, 삽화, 광고), 영화, 대중가요, 서적, 잡지, 딱지본 등 500여 점(작품 100여 점/자료 400여 점)

○ 관 람 료: 3,000원

○ 주 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20 프린스텔 빌딩 8층 (803~804호)  |  편집국 대표전화 : 02-780-7816  |  편집국장실 6층 (605호) 제보 (직통) : 02-6674-7800  |  팩스 : 02-780-7819
제호 : 여성시대 아름다운 사람들  |  등록번호 : 322-94-00044  |  등록일 : 2017-11-22  |  발행일 : 2015-06-11  |  발행인 : 이미란 (여성시대 주주대표)  |  편집인 : 송강면 (미국로드랜드대학교 한국부총장)
총괄편집국장 : 하태곤  |  편집위원장 : 주성남 (일요신문 데스크)  |  편집장 : 신헤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하태곤
여성시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8 여성시대.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